美내과학회, 혈당 기준 완화..국내 의사들 "따를 필요 없어"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2018. 3. 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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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개월 간의 혈당 조절 정도를 나타내는 당화혈색소.

당화혈색소는 6.5% 미만으로 유지해야 혈당을 잘 조절하고 있는 상태이다.

상계백병원 고경수 진료부원장(내분비내과 교수)는 "현재 진료 현장에서 저혈당 고위험군 당뇨병 환자는 의료진이 혈당 관리를 6.5% 이상으로 하는 편"이라며 "혈당 조절이 이미 잘 되고 있는 일반 당뇨병 환자에게 느슨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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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적 혈당 관리 아닌 개인 맞춤형 관리가 중요
미국내과학회(ACP)가 최근 당뇨병 환자의 혈당 목표치를 느슨하게 하는 게 좋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국내 실정과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헬스조선DB

지난 3개월 간의 혈당 조절 정도를 나타내는 당화혈색소. 당화혈색소는 6.5% 미만으로 유지해야 혈당을 잘 조절하고 있는 상태이다.(대한당뇨병학회) 그러나 최근 미국내과학회(ACP)가 당뇨병 환자 목표 당화혈색소(A1C) 수치를 종전 6.5~7%에서 7~8%로 완화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ACP가 가이드라인을 수정한 이유는 ‘적극적인 혈당조절이 당뇨병 합병증을 줄이는 데 일관성이 없다’ ‘목표 당화혈색소 수치를 7~8%로 맞추면 저혈당 위험이 줄어들고, 약물을 끊거나 줄일 수 있어서 비용 부담도 적어진다’ 등 때문이다. 근거는 10여년 전의 연구 조사 6개 이상을 바탕으로 했다.

그러나 국내 당뇨병 의사들은 ‘이번에 바뀐 가이드라인은 따를 필요가 없다’고 바뀐 가이드라인에 반대하고 있다. 국내 의사들은 ▲저혈당으로 쇼크가 오는 게 아닌 이상, 당뇨병 환자의 혈당은 낮을수록 좋다 ▲노인 등 특정 환자에서만 목표 완화가 필요하다 ▲ACP 가이드라인 근거 조사는 10여년 전 것이라, 현재 많이 쓰는 당뇨병 치료약 성능이 반영 안 됐다 등의 이유로 해당 가이드라인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10~30대 젊은 당뇨병 환자가 많아졌고, 당뇨병 환자의 기대수명도 길어진 상태다. 따라서 비교적 건강하고 젊을 때 혈당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는 혈당 문제를 잘 잡을 수 있다.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환 교수는 “초기에 약물과 생활습관으로 혈당을 최대한 엄격하게 관리해야 나중에 증상이 더 심해졌을 때 시행하는 번거로운 인슐린 주사 치료를 늦출 수 있고, 심혈관질환 위험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1% 감소할 때 심혈관질환 위험이 약 12%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당화혈색소 6.5% 이상으로 유지해도 되는 사람은 식사가 불규칙한 독거노인, 연명치료 중인 암환자, 심장혈관 합병증 등이 있어 저혈당에 취약한 일부 환자 뿐이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김재현 교수는 “국내에서는 저혈당에 취약한 일부 환자에게만 6.5% 이상으로 목표를 잡는데, ACP의 해당 가이드라인을 보면 모든 당뇨병 환자가 7% 이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며 “극단적인 이야기라, 국내 당뇨병 환자들에게 일반화시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상계백병원 고경수 진료부원장(내분비내과 교수)는 “현재 진료 현장에서 저혈당 고위험군 당뇨병 환자는 의료진이 혈당 관리를 6.5% 이상으로 하는 편”이라며 “혈당 조절이 이미 잘 되고 있는 일반 당뇨병 환자에게 느슨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당뇨병 치료 목표는 사람마다 다르다”며 “합병증이 없는 젊은 사람은 6.5% 이하로, 암환자나 고령의 환자는 8%까지도 조절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미국내과학회(ACP)가 최근 당뇨병 환자의 혈당 목표치를 느슨하게 하는 게 좋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국내 실정과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ACP 홈페이지 캡쳐

ACP의 가이드라인은 당뇨병 전문 의사들이 만든 게 아니며, 근거 논문이 과거의 것이라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무시할 수 없다.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성래 교수는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가이드라인을 바꾸지 않은 상황”이러며 “비교적 많은 질환을 다루는 내과학회다 보니,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적어도 고혈당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유연하게 기준을 정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한 가이드라인이 참고한 논문은 10년 전 것이 대부분이다. 박정환 교수는 “최근 쓰는 당뇨병 약물은 10년 전에 비해 저혈당·비만 등의 부작용이 현저히 적어져 혈당 관리를 엄격하게 하더라도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낮다”며 “가이드라인에서 우려하는 저혈당 문제는 사실상 많이 좋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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