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득권 연합에 서울시 기초의회 개혁 또 제자리

전준우 기자 2018. 3. 1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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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기득권 연합으로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 기초의회 선거제도 개혁이 또 제자리걸음이다.

서울시가 여론을 토대로 거대 양당의 독점구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민의를 들어야 한다며 구의원 4인 선거구제를 추진했지만, 여야 기득권에 막혀 원래 계획에서 크게 후퇴했다.

양당은 4인 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시의원과 구의원의 구분이 없어지고, 선거비용 부담도 늘어난다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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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원 4인 선거구 '35개 신설'에서 7개로 대폭 후퇴
시의회 21일까지 처리..7개 유지될지도 미지수
서울시의회 본회의장./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여야 기득권 연합으로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 기초의회 선거제도 개혁이 또 제자리걸음이다. 서울시가 여론을 토대로 거대 양당의 독점구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민의를 들어야 한다며 구의원 4인 선거구제를 추진했지만, 여야 기득권에 막혀 원래 계획에서 크게 후퇴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마련한 최종 획정안은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보고됐다. 서울시의회에 제출되면 임시회를 열고 21일까지 선거구 획정 관련 조례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

외부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획정위의 최종안은 지난해 11월 마련한 잠정안보다 크게 후퇴했다. 애초 2인 선거구를 111개에서 36개로 줄이고, 3인 선거구를 48개에서 51개로 늘리며, 4인 선거구를 35개 새롭게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반발에 부딪혀 4인 선거구를 7개 신설하는데 그쳤다. 2인 선거구는 111개에서 91개로 줄이고, 3인 선거구는 48개에서 53개로 5개 늘렸다.

그동안 소수정당과 시민단체는 기초의회의 발전을 위해 4인 선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 구의원 22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이나 소수정당 후보는 나와도 무조건 떨어지고, 양당 공천을 받아야 당선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2014년에는 아예 출마조차 포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지역구 당선자 366명 중 양당 소속이 아닌 당선자는 단 4명에 불과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거대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인 지방정치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4인 선거구제 확대를 강력 촉구했다.

참여연대 '정치개혁공동행동'은 "거대 양당 중심의 지역주의 구도를 완화하고 다양한 정치세력의 진출을 보장하기 위해 4인 선거구 확대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획정위 최종 회의에 앞서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은 "2인 선거구는 오히려 거대 양당의 독점을 강화하고 군소정당과 무소속의 원내 진입을 어렵게 만든다"며 "거대 양당 소속이 아닌 정치인이나 신인 정치인들이 출마 자체를 포기해 무투표로 거대 양당의 후보들만 당선되는 일도 발생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의회 전체 106석의 91%를 차지하는 더불어민주당(71)과 자유한국당(26석)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양당은 4인 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시의원과 구의원의 구분이 없어지고, 선거비용 부담도 늘어난다며 반대했다.

소수정당과 시민단체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인 선거구제를 앞장서 반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지방분권은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고, 민주당도 비례성을 강화하겠다는 게 당론"이라며 "민주당이 앞장서서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건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의회 의결과정에서 4인 선거구 7개조차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 사무처장은 "4인 선거구를 7개 만든다는 획정안이 의회에서 그대로 통과될지도 의문이다"며 "거대 양당이 이마저도 가위질할 가능성이 높아 심히 걱정된다"고 밝혔다.

junoo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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