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GM 쇼크 한달..지역경제는 '급정거'

전북CBS 김민성 기자 입력 2018. 3. 1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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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전 전북 군산시 소룡동 한국GM공장 인근.

'피눈물로 지켜온 군산공장 폐쇄결정을 철회하라', '한국GM 정부지원은 군산공장 재가동을 전제로 하라' 등 온갖 염원들이 애꿎은 가로수를 부여잡고 있었다.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된 뒤 먹고 살 걱정에 놓인 근로자는 1만 3천여 명에 달한다.

군산 전체 인구 약 27만명 중 20%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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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민 5명 중 1명이 먹고 살 걱정, 상가 풍경 '을씨년'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겨냥한 현수막들이 어지럽게 붙어있는 모습. (사진=김민성 기자)
지난 13일 오전 전북 군산시 소룡동 한국GM공장 인근. 왕복 7차로를 자랑하는 외항로 풍경은 적막강산 그 자체였다. 오가는 차 한 대 없는 도로는 현수막이 차지했다.

'피눈물로 지켜온 군산공장 폐쇄결정을 철회하라', '한국GM 정부지원은 군산공장 재가동을 전제로 하라' 등 온갖 염원들이 애꿎은 가로수를 부여잡고 있었다.

상권을 이룬 오식도동은 더욱 삭막했다. 오후 12시 10분. 점심시간이 한창인 무렵에 손님 한 명 없는 해장국집이 을씨년스러웠다.

식당 관계자는 "옛날 같으면 오후 1시 넘어서도 사람이 바글바글할텐데 지금은 '장사를 한다'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라며 "1년 전에 비해 매출이 70% 가까이 떨어져 24시간동안 운영하던 것도 다 접었다"고 푸념했다.

점심 무렵 군산시 오식도동 거리의 모습. 점심시간이 한창인 무렵에도 행인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진=김민성 기자)
대로변에 있는 상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네 집 건너 한 집 꼴로 문을 굳게 잠궜거나 '임대' 딱지가 붙어 있었다.

주변 원룸도 텅 비었다. 부동산 임대업자 고경남(65)씨는 "이 근방 원룸 520여 채 중 대다수가 세입자를 받지 못했고, 심지어 빈 건물도 많다"며 "5억 원 짜리 빌라가 2억 7천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된 뒤 먹고 살 걱정에 놓인 근로자는 1만 3천여 명에 달한다.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한 숫자다. 4인 가족 기준으로 5만 명 가량이 고통을 받는 셈이다. 군산 전체 인구 약 27만명 중 20%에 해당한다.

시민들에게 군산공장 폐쇄는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GM 군산공장 정문. (사진=김민성 기자)
택시기사 김척기(57)씨는 지난해 7월 가동 중단으로 5천여 명의 일자리를 앗아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악몽도 함께 떠올렸다.

김씨는 "그렇지 않아도 조선소 때문에 손님이 뚝 끊긴 판에 이제 5월이 되면 협력업체 지게차 기사로 일하는 우리 큰아들까지 직장을 잃게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년 동안 지역 일자리 2만여 개가 사라졌다. 봄 같지 않은 봄. 군산 시민들의 표정은 대체로 어두웠다.

과거 군산조선소에 다녔던 김창환(45)씨는 아직까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새로운 면허를 따러 다니는 동료들과, 한국GM 근로자들의 상황이 묘하게 겹친다.

김씨는 "(한국GM 근로자) 대부분 가장일텐데 마치 내 일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군산 경제는 이미 정치권에서도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한 것 같아 걱정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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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김민성 기자] whaleshar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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