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클레지오와 대담 황석영, "'미투' 일어날수밖에..나도 반성"

권영미 기자 2018. 3. 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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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나도 말한다) 운동은 여성의 분노나 수치, 모욕감이 일상 속에서 목구멍까지 차올랐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반성합니다."

황 작가는 "언젠가 이런 날(미투 운동이 몰아치는 날)이 올 줄 알았다. 미투가 만인이 공감해야 할 행동이라고는 생각 안 하지만, 여성의 분노나 수치, 모욕감이 일상 속에서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고 생각한다"면서 "운 나쁜 사람은 걸리고, 운 좋으면 안 걸리고 지나가는데 이게 오랫동안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토론이 심화되고 사회운동으로 깊어져야 한다. 나도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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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클레지오 "여성 독립못하면 민주주의 말할 수 없어"
'2018 교보인문학석강-르클레지오·황석영 특별 대담'
프랑스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와 한국 소설가 황석영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교보 컨벤션홀에서 공개 대담을 나눴다.(교보문고 제공)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투'(나도 말한다) 운동은 여성의 분노나 수치, 모욕감이 일상 속에서 목구멍까지 차올랐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반성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황석영(75)이 지난 12일 오후 프랑스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8)와 가진 대담에서 '미투' 운동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날 대담은 교보문고가 ‘2018 교보인문학석강-르클레지오·황석영 특별 대담’이라는 제목으로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교보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행사다. 비슷한 연배의 두 문학 거장으로부터 미투운동부터 정치까지 다양한 견해를 듣기 위해 마련되었다.

르 클레지오는 대담에서 "여성이 독립하지 않는 한 국가 독립이나 민주주의를 얘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르 클레지오는 서울을 무대로 한 소설 '빛나-서울 하늘 아래'를 출간했다. 황석영 역시 서울을 배경 삼은 소설 '해질 무렵'을 2015년에 출간했다.

상대의 이 작품을 엇갈려 읽은 두 문학 거장은 이날 서로의 작품과 서울이라는 공간, 미투 운동, 그리고 남북 및 북미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나눴다.

르 클레지오는 2001년 서울국제문학포럼 참가차 처음 방한한 이래 여러차례 한국을 찾은 지한파(知韓派) 작가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시인인, 카나키에라는 여성들이 독립하지 않는 이상은 나라가 독립할 권한이 없다고 말한다"면서 "여성들이 독립하고, 존중받고, 동일 직종 동일 임금 사회가 이뤄지고, 대중교통을 탈 때, 외진 동네를 걸을 때 두려움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석영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내 나이 또래부터 40대 정도까지, 같은 종류의 회한이 있을 것"이라면서 "나는 누나와 홀어머니 등 여성들 틈에서 자랐는데 수년 전 80이 넘은 큰누나가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어렸을 때 점심 도시락을 싸주는데, 계란 후라이는 동생인 네 도시락에만 있었다. 나도 먹고 싶었다'는 말을 누나가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또래(남자)는 어려서부터 그런 대접을 받으며 컸는데 전처와 이혼하고, 망명하고, 징역 살면서 10년을 허비하고 감옥에서 나온 뒤, 독재자와 싸우면서 그런 독재자의 방식을 (우리 세대 남자들이) 체득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황 작가는 "언젠가 이런 날(미투 운동이 몰아치는 날)이 올 줄 알았다. 미투가 만인이 공감해야 할 행동이라고는 생각 안 하지만, 여성의 분노나 수치, 모욕감이 일상 속에서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고 생각한다"면서 "운 나쁜 사람은 걸리고, 운 좋으면 안 걸리고 지나가는데 이게 오랫동안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토론이 심화되고 사회운동으로 깊어져야 한다. 나도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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