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데우스' 천박한 재능 앞에 울부짖는 범인이여

모차르트 시기한 살리에리 이야기 담아
강렬한 독백과 모차르트 대표작으로 구성한 음악극
4월29일까지 광림아트센터 공연
  • 등록 2018-03-13 오전 8:30:00

    수정 2018-03-13 오전 8:30:00

연극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모차르트 역할을 맡은 배우 조정석이 열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저의 평범함을 용서하소서.”

모차르트는 평범을 노래해 위대함으로 완성했다. 신화와 영웅을 노래한 살리에리는 자신이 신을 향한 찬양의 도구이고 싶었으나 재능이 미치지 못했다. 음악의 천재를 알아보는 능력만 받았다. 무례하고 천박하지만 신에게 천재적인 음악성을 부여받은 남자와 부와 명예 등 모든 걸 가졌지만 비범하지 못한 이의 만남. 기도하던 평범한 이는 그 평범함을 저주했고 신이 선택한 남자를 죽이기로 했다.

연극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를 시기하고 질투함으로써 후대에 이름을 남긴 살리에리의 이야기다. ‘음악의 도시’라 불린 18세기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괴팍한 성격으로 방탕한 생활을 한 천재음악가 모차르트와 평범함에 고통스러워하는 궁정음악가 살리에리의 애증을 다룬다. 음악을 사랑했지만 재능과 방식이 달랐던 두 남자의 파멸이다. 극작가 피터 셰퍼가 쓰고 1979년 영국에서 처음 공연했다. 1985년에 개봉한 밀로스 포먼 감독의 동명영화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이번 국내 공연에서는 배우 조정석·김재욱·성규가 모차르트로, 지현준·한지상·이충주가 살리에리로 번갈아 나선다.

살리에리가 느끼는 평범한 재능의 비애가 무겁다. 모차르트를 중심에 세웠지만 살리에리의 번민과 천재를 향한 애증이 주를 이끈다. 천재의 경이로움을 인정하고 감탄하면서도 자신이 아닌 것에 분노하는 살리에리는 신을 저주하면서도 그의 재능을 알아보는 것이 자신뿐이라는 아이러니에 울부짖는다. 노인이 된 살리에리가 죽음을 앞두고 과거의 죄를 털어놓는 액자식 구성이다. 130여분의 공연시간 내내 살리에리의 독백식 압박이 상당하지만 끌어가는 힘이 있다.

살리에리의 기억 속에 모차르트는 이상한 웃음소리와 품위 없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 ‘괴팍한 천재’다. 타고난 천재성으로 시대를 앞서 간 위대한 음악가를 피아노 위를 뛰어다니거나 비속어를 쓰는 등 자유로운 발상으로 구성했다.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마술피리’ 등 오페라와 세레나데, 콘체르토 등 모차르트의 대표곡이 우여곡절 많았던 그의 삶과 어우러져 등장한다. 6인조 관현악단과 MR을 동시에 활용했으며 뮤지컬처럼 춤과 노래를 더해 음악극의 묘미를 살렸다. 살리에리가 죽어가는 모차르트를 찾아가 죽은 이를 위한 미사곡인 ‘레퀴엠’을 받아 적은 후 용서를 강요하는 장면은 백미다. 4월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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