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과연 주최국인지 의심스럽다"
- "패럴림픽 실황,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다"
- 한국 지상파 3사 중계 16~22시간 불과
- 일본 62시간, 독일 65시간,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00여 시간
- "주최는 우리가 하는데 중계는 외국에서만?"
- 장애인에 대한 '홀대' 언제까지?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3월 12일 (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황덕경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 센터장)
◇ 정관용> 평창 동계 패럴림픽, 우리 선수들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TV 중계가 너무 없어요.
주최국이라서 우리 한국 선수들 전 종목에 출전하는데 그걸 TV를 통해 볼 수 없다. 참 문제가 심각합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의 황덕경 센터장과 이 문제를 좀 짚어보겠습니다. 황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황덕경>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금 공영방송 KBS 같은 경우 경기 중계 시간을 어느 정도 예정하고 있습니까?
◆ 황덕경> 현재 지상파를 좀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KBS, MBC, SBS 우리나라의 지상파 3사가 모두 현장중계와 녹화를 합쳐서 KBS가 22시간 그리고 MBC가 16시간, SBS가 17시간.. 오늘 현재 이 시각 편성표상으로 확인된 데이터입니다.
◇ 정관용> 지금 말씀하신 22시간, 16시간이 패럴림픽 기간 전체를 다 합한 거예요?
◆ 황덕경> 개막식은 제외됐고요. 그리고 오늘 이전에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때 지상파에서 패럴림픽 중계는 10일 SBS 바이애슬론 그리고 KBS 아이스하키가 유일했고요.
그리고 우리나라 전 국민이 같은 시간에 함께 같이 지지하고 기뻐했어야 될 크로스컨트리 동메달리스트 신의현 선수의 중계는 지상파 3사 어디에서도 중계를 하지 않고 그 시각에 모두 예능 방송을 하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말씀하신 22시간, 16시간 이것도 생중계가 아니라 대부분은 하이라이트 이런 식으로 그냥 심야에 하는 그걸 합친 거죠?
◆ 황덕경> 네, 합쳐진 시간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외국 방송사들은 우리보다 오히려 더 많이 한다면서요. 맞습니까?
◆ 황덕경> 맞습니다. 지금 평창동계올림픽이 주최국이 대한민국인지 의심스러울 정도고요. 가장 가까운 일본만 해도 62시간, 최소 62시간이고요. 독일이 65시간 전부 생중계만. 그리고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같은 경우에는 생중계만 거의 100여 시간이고.
◇ 정관용> 100시간.
◆ 황덕경>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합치면 최고 550시간에서 600시간까지도 나오고 있는데 정작 올림픽을 주최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정말 터무니없이 부족한 부끄러운 중계 시간을 보이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지금 말씀해 주신 일본, 미국, 영국, 독일 이런 나라들도 무슨 이름 없는 조그마한 방송사가 하는 게 아니라 공영방송에서 이렇게 하는 거죠?
◆ 황덕경> 맞습니다. 일본 공영 NHK, 미국 NBC 그리고 영국 지상파 채널4고요. 독일도 다 공영방송입니다.
◇ 정관용> 정말 좀 이해가 안 되네요. 우리가 주최하고 있는데 우리는 정작 중계 안 하고 외국 다른 나라들은 중계를 다 하고.
◆ 황덕경> 그렇습니다. 그런데 외국 같은 경우에는 그냥 단순히 중계뿐만이 아니고 패럴림픽 같은 경우에는 장애에 대한 이해가 먼저 선행돼야 돼요.
◇ 정관용> 물론이죠.
◆ 황덕경> 그래서 올림픽의 중계를 했던 팀이 그대로 잔류해서 전문적으로 중계를 돕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패럴림픽의 메달리스트 출신들이 현장에 남아서 중계방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 정관용> 그만큼 최우수 인력들이 최고의 방송을 하고 있다 그런 얘기네요.
◆ 황덕경> 맞습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는 중계를 안 하니까 그나마 관심 있는 분들은 인터넷을 이용해서 경기를 보시는 모양인데 그럼 아주 불편함이 많다면서요?
◇ 정관용> 우리는 왜 이렇게 홀대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황덕경> 글쎄요. 정말 아쉽게도 아직은 어찌 보면 우리 전 사회가 장애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문제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고 보고요. 장애에 대한 인식이 가장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장애인의 인구가 전체 우리 국민의 5%거든요. 전체 국민의 5%를 차지하는 장애인구 비율의 89%가 후천적 장애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황덕경> 그렇다면 결론은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 정관용> 잠재적 장애인들이죠.
◆ 황덕경> 그래서 비장애인을 예비 장애인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 정관용> 예비 장애인.
◆ 황덕경>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과 어떤 사회적인 합의가 아직은 부족해 보입니다.
◇ 정관용> 사실 꼭 올림픽 중계 문제가 아니라도 시청각 장애인 이런 분들은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가 아주 적은 편이죠?
◆ 황덕경> 네. 시청각 장애인들이 주로 TV 시청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 법률상으로도 이제 보장돼 있는 장애인 방송 시간이라는 게 있는데요. 대부분은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자막, 수화 방송이 주를 이루는데, 지상파방송이 자막 100%, 자막 100%는 사실 완벽한 수준이죠. 하지만 화면해설은 전체 방송의 10%, 많아야. 수화방송은 5%입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요즘 장애인 방송의 품질이 갈수록 악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 전체 방송의 10%, 5%의 38%까지를 또 재방송으로 채우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3대 지상파 방송이.
◇ 정관용> 그래요?
◆ 황덕경> 네. 정말 중요한 문제죠.
◇ 정관용> 사실 패럴림픽 말고 지난번 동계올림픽 개막식 때도 수화 통역 방송을 해달라고 했는데 그것도 안 했다면서요?
◆ 황덕경> 그래서 저희 장애인계가 주로 시각과 청각장애인 단체과 이 부분은 엄밀히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고 그리고 방송법에도 명시돼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규칙 제16조에 이렇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국가의 중대사나 큰 규모의 국제경기 등에 장애인의 시청편의를 제공해야 된다 라고 돼 있어요.
◇ 정관용> 해야 한다?
◆ 황덕경> 이것은 시청각 장애인에게는 권리이고 방송사업자에게는 의무조항인 것이죠. 그런데 방송이나 장애인 방송을 관리감독하고 있는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조차도 이 부분을 장애인 방송사들에게 강요할 수 없다라는 공식 답변을 하세요. 왜? 국가의 중대사라는 부분이라고 명시돼 있지만 이것이 올림픽이라고 명확하게 돼 있지 않다라는 거죠.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어불성설이고요. 올림픽만큼 국가 중대사가 어디 있을까요.
◇ 정관용> 그러네요, 그러네요. 방송 들으면서 많은 분들 같은 의견 표명해 주고 계십니다. 정광준 님, '어제 휠체어 컬링 보고 왔습니다. 어쩌면 30년 전 서울패럴림픽 때와 비교하면 방송만은 달라진 게 전혀 없어 보여요' 이런 의견들 보내주고 계시네요. 우리 사회 언제쯤이면 수준이 올라갈까 모르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황덕경>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의 황덕경 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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