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년간 교사 자취방, 차에서 성추행" 교육계 '미투'

송성환 기자 2018. 3. 1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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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우리 사회 전반에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 20대 여성이 7년 전 교사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가 여학생을 자신의 차와 자취방 등에서 1년간 성추행 했다는 건데요. 사건을 접수받은 학교는 해당 교사의 출근을 정지시켰고, 경찰은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송성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 모 씨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A교사로부터 처음 성추행을 당한 건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11년 봄이었습니다.

A교사는 당시 야영 활동 준비를 하던 이 모 씨를 자신의 차로 불러내 억지로 입을 맞추는 등 강제추행을 했습니다.

인터뷰: 이 모 씨 / 서울 M여중 '미투' 고발자

"밥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안아보자고 하는 거예요. 갑자기 안더라고요. 너무 깜짝 놀라서 얼었죠. 그리고 갑자기 참았던 걸 터뜨렸다는 듯이 키스를 막 하시는 거예요. 중3 때였어요, 그때…"

이후 추행 수위는 점점 높아졌습니다.

집에 데려다준다는 명목으로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매일 같이 이 모 씨를 불러내 추행했고, 여름부턴 자신의 자취방으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이 모 씨는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하고 유사성행위를 강요하는 등 끔찍했던 당시 상황들이 지금도 악몽처럼 따라다닌다고 털어놨습니다.

당시 주고받은 메시지에는 너무 섹시해 늑대로 변할 거 같다거나 5분만이라도 보자고 재촉하는 등 어린 제자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내용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이 모 씨 / 서울 M여중 '미투' 고발자

"뒤에서 안고 제 성기를 막 비볐어요. 저는 그떄 그 행동을 왜 하는지도 몰랐거든요. 왜 이러지 이 사람이…"

추행 후에는 가해 교사는 자신의 행동을 항상 사랑으로 포장하곤 했습니다

성정체성이 확립되기도 전인 만 14세의 여학생이 18살 연상의 교사에게 할 수 있던 거절의 표현은 '참으라'는 말뿐이었습니다.

인터뷰: 이 모 씨 / 서울 M여중 '미투' 고발자

"몇 번이고 선생님한테 전 너무 혼란스럽다라고 말을 했지만 다음 날 가면 또 선생님을 봐야 되는 거예요. 그러면서 다시 연락이 오고. 계속 그래서 졸업만 기다렸어요, 계속…"

이 모 씨는 주위 사람들은 물론 A교사의 아내와 자식들이 상처를 받을까 피해사실을 아무한테도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7년의 시간을 침묵으로 보내며 당시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인터뷰: 이 모 씨 / 서울 M여중 '미투' 고발자

"제가 (당시) 일기 같은 걸 봤을 때 자살 욕구, 자살을 하고 싶다, 죽고 싶다라는 게 엄청 많았고요.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게 사람이랑 벽을 세우게 하거든요. '넌 첫키스 언제 했어'라고 물어보면 저는 완전히 그냥 트리거가 눌리는 거예요."

사회 각계에서 미투운동이 이어지고 A교사가 아직 교단에 있는 모습을 보며 이 모 씨는 지난주 화요일 SNS에 피해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이후 A교사는 학교에 사직서를 냈지만 해당 교사를 징계해달란 피해자 측의 요구에 따라 학교는 사직을 받아들이지 않고 교장 직권으로 출근만 정지시킨 상황입니다.

학교는 경찰이 정식 수사를 개시하는대로 재단에 직위해제를 요구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도 요구할 계획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학교로부터 사건을 접수받은 관악경찰서는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교사는 이 모 씨와의 행위에 강제성은 없었다며 앞으로 수사기관의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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