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없이 특사단 만난 트럼프, '직접 발표하라'며 깜짝쇼 연출(종합)

2018. 3. 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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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명령 서명 직후 '김정은과 만남' 전격 수락하며 숨가쁜 하루
백악관 참모들도 당혹..특사단 방미 첫날 북미회담 성사 '대박'
NYT "트럼프가 정실장에게 직접 발표 요청..정실장, 전화로 문대통령 허락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강건택 기자 = 사상 최초로 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 최고지도자와 만나기로 했다는 역사적인 뉴스가 쏟아진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는 숨돌릴 틈조차 없는 하루가 펼쳐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 3시30분께 백악관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철강·알루미늄 관세 명령에 서명을 마치자마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서 날아온 비밀 초청장을 받아들고 '깜짝쇼'를 연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과 예정 없이 만난 것이 신호탄이었다.

오전 9시 50분께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특사단은 공항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현지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지 않고 곧바로 버스를 타고 모처로 이동했다.

이들은 이어 오후 2시25분께 백악관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함께 대기하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지금 만나자'는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애초 방미 둘째 날인 9일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하루 빨라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9일까지 정 실장을 만날 계획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특사단이 백악관 웨스트윙에서 다른 관료들과 만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 곧장 이들을 집무실인 오벌오피스로 불렀다.

특사단의 브리핑에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맥매스터 보좌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지나 하스펠 중앙정보국(CIA) 부국장 등 참석 가능한 최고위급 외교·안보라인이 총출동했다.

미 행정부의 고위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 실장에게 김 위원장의 만남 제안에 대해 이야기해줄 것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열망을 나타냈다'는 정 실장의 설명을 듣자마자 곧바로 '그렇게 하겠다'며 긍정적인 답을 줬다고 NYT에 전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요청하는 '친서'를 보냈다는 일부 미 언론의 보도도 있었지만,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정 실장을 통해 구두로 전달한 메시지"라고 정정했다.

美방문 정의용 실장 "김정은, 트럼프 초청…핵·미사일 실험 중지하겠다" (워싱턴DC AFP=연합뉴스) 미국을 방문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북한 김정은의 트럼프 방북 초청 등 면담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bulls@yna.co.kr

당초 백악관 관료들은 금주 한국 정부 측으로부터 전화를 통해 북미 직접 대화에 관한 북한의 제안을 전해듣고 어떻게 대응할지 숙고하느라 며칠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의 예상을 깨고 특사단으로부터 제안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곧장 'OK'를 외친 셈이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에게 '백악관 기자단에 이런 사실을 직접 발표해달라'고까지 제안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에 난감해진 정 실장이 문 대통령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한 뒤 전화를 걸어 그렇게 해도 된다는 문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과 만남 전후인 오후 5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백악관 기자실에 들러 "한국이 북한과 관련해 오후 7시에 중대 발표(major announcement)를 할 것"이라며 직접 분위기를 띄웠다.

예상치 못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실 방문과 '중대 발표' 예고에 놀란 기자단이 술렁이는 가운데 ABC방송 기자가 대통령을 쫓아가 '북한과 관련한 얘기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상이다. 믿어도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실 방문이 정 실장과 만나기 직전인지 직후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그가 북미 정상회담 발표를 예고하려고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실을 찾았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현지 언론은 물론 백악관 참모들도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예고'를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CNN 방송에 "계획된 일이 아니었다"면서 "전적으로 대통령 본인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후 6시께부터 폭스뉴스와 CNN 등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 초청장을 보낼 것", '김 의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초청 의사와 핵·미사일 실험 중지 의지를 밝힌 내용의 친서가 전달됐다'는 소식들을 긴급으로 알렸다.

원래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 등이 백악관 기자실에서 회견하기를 원했으나, 참모진의 조언을 받아들여 '역사적인 뉴스'를 외국 관료들도 접할 수 있도록 웨스트윙 밖 차로로 장소를 옮겼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에 특사단은 오후 7시를 조금 넘은 시간 조윤제 주미 대사와 함께 백악관 야외에서 트럼프 대통령 면담 결과에 대해 2분 가까이 침착하게 브리핑, 지구촌 미디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덕분에 특사단은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를 트기 위한 중개인 역할을 잘 수행하며 방미 첫날부터 '대박'을 터뜨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발표와 관련해 한반도 주변국과도 상의하며 외교적 공조 태세를 구축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 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통화해 대북 외교 노력을 조율했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곧 통화할 예정이라고 NYT가 전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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