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짜리 스마트폰에 왜 사은품 50만원어치 줄까

박순찬 기자 2018. 3. 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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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깜짝 놀랄 혁신(革新)이 사라지면서 제조사들이 마케팅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제조사들의 파격적인 선물 공세에 대해 "필요없는 사은품을 주느니 스마트폰 가격을 내리는 게 낫지 않으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니코리아도 작년 하반기에 내놓은 70만원대 스마트폰 '엑스페리아XZ1'의 가격을 15만원 내리고 6만원 상당의 사은품도 준다고 7일 밝혔다.

실제로 삼성·LG의 새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필요없는 사은품을 대거 온라인 중고장터에 내다 파는 현상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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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들 마케팅 공세의 비밀]
삼성, 화면 수리비 50% 지원.. LG, 20만원대 미용기기 선물
사은품 상당수 재고 소진용, 온라인 중고장터로 대거 나와
"필요없는 사은품 주지 말고 차라리 가격을 내렸으면.."

스마트폰에 깜짝 놀랄 혁신(革新)이 사라지면서 제조사들이 마케팅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풍성한 사은품과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16일 출시하는 갤럭시S9 구매자가 기존 폰을 반납하면 중고폰 가격보다 최대 10만원을 더 보상해주는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시행한다. LG전자는 작년에 V30 사전 예약 고객에겐 구글 가상현실(VR) 기기를 선물로 줬지만 9일 출시하는 V30S에는 20만원대 미용 기기까지 추가로 얹어준다.

하지만 제조사들의 파격적인 선물 공세에 대해 "필요없는 사은품을 주느니 스마트폰 가격을 내리는 게 낫지 않으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제조사와 통신사의 판매 보조금을 분리 공시(公示)해야 스마트폰 가격의 거품을 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은품·할인 혜택, 스마트폰값 절반 넘어

삼성전자·LG전자가 8일까지 진행한 최신 스마트폰 사전 구매 행사를 본지가 분석해보니, 사은품·할인 혜택의 총합이 스마트폰 가격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9 플러스(64기가바이트)'의 가격은 105만6000원이다. 이 제품을 삼성전자 공식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면 총 8가지의 사은품과 할인 혜택이 있다. 스마트폰을 PC처럼 활용할 수 있는 연결기기 덱스패드(DexPad)를 비롯해 화면 수리비 50% 지원, 중고폰 우대 매입, 삼성 멤버십 포인트, TV·음악 서비스 이용권, 영화·드라마 VOD(주문형 비디오) 이용권, 게임 아이템, 화면 보호필름 등이다. 사은품과 할인 혜택을 모두 합하면 약 47만원이다.

LG전자의 최신 폰 'V30S씽큐'(가격 104만8300원)는 사은품이 더 많다. 사전 구매자에게 사은품으로 주는 25만원 상당의 전자 세안(洗顔)기기, VR 기기, 액세서리 세트, 게임 아이템, 음악 서비스 이용권 등을 합하면 54만원에 이른다. 제품 가격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LG전자 정수기·공기청정기 렌털료 할인까지 합하면 혜택은 더 커진다.

소니코리아도 작년 하반기에 내놓은 70만원대 스마트폰 '엑스페리아XZ1'의 가격을 15만원 내리고 6만원 상당의 사은품도 준다고 7일 밝혔다. 반면 탄탄한 마니아층을 타깃으로 하는 애플은 국내에서 사은품 마케팅을 일절 하지 않는다.

사은품 받으면 대거 중고 판매

제조사들의 풍성한 사은품·할인 혜택은 소비자들에게 구매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또 모든 소비자에게 동일한 혜택을 주는 만큼, 여전히 대리점마다 시기마다 제각각인 스마트폰 보조금과 달리 소비자 차별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다만 사은품 대부분이 소비자들이 잘 쓰지 않는 제품이거나 추가 구매를 유발하는 미끼 상품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삼성·LG의 새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필요없는 사은품을 대거 온라인 중고장터에 내다 파는 현상이 벌어진다. 삼성이 지난해 갤럭시S8 사은품으로 지급한 블루투스 스피커는 정가가 9만9000원이지만 현재 중고장터에선 새 제품이 4만원에 팔린다. 심지어 갤럭시S9, V30S씽큐 사전 구매자가 아직 받지도 않은 사은품을 미리 판매한다는 글까지 올라와 있다. 온라인상에는 "사은품 중 상당수는 국내 시장에서 별로 호응을 얻지 못한 재고 소진용"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 가격을 100만원 넘게 올려놓고 뒤로는 깎아주는 방식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만 부각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철한 팀장은 "과도한 마케팅보다 단말기 가격을 낮춰 많은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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