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M 본사, 정부에 7가지 서면 약속..'브라질 모델' 의지
올드머니 전액 상환
뉴머니는 정부 지원 요청 추정
신차 배정도 서면 약속
한국GM은 일단 한국GM에 투입할 필요가 있는 비용에서 ‘기존 채권(27억달러·2조9000억)을 전액 출자한다’고 약속했다. GM 본사가 한국GM에 대출 형식으로 빌려준 차입금을 모두 GM 본사에서 감당하겠다는 뜻이다.
둘째, 제품 출시·생산에 필요한 신규 투자 금액(28억달러·3조원) 중 GM의 몫을 GM이 조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GM에 투자할 금액을 이른바 '올드머니'와 '뉴머니'로 분류해서, 뉴머니는 GM이 조달하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출자비율만큼 나머지 비용을 한국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런 요구를 서면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대신 ‘(GM의 신규 투자는) 수년 동안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직접투자 중 최대 규모’라며 ‘수천명의 직·간접 고용과 중소기업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달라고 요청했다.
넷째, ‘앞으로도 한국GM을 미래 제품·기술용 디자인·엔지니어링·연구개발(R&D) 자원으로 꾸준히 활용하겠다’고 적시했다. 지원금만 받고 향후 또 다시 철수할 수 있다는 정부 우려를 의식한 대목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GM은 ^한국GM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할 경우 GM 몫을 GM이 조달하고 ^외국인임원을 감축하는 등 한국GM 비용 감축을 지원하며 ^삼일PWC가 벌이는 실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돕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다만 GM은 이러한 내용에 ‘주요 이해관계자가 고통을 분담한다는 조건에 합의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한국GM 노동조합이 비용 절감에 빠르게 동의하고, 정부가 지원을 약속해야지 GM도 자금을 투입하고 신차를 배정한다는 의미다.
정부 지원의 조건으로 추진하기로 했던 경영실사가 지연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서신 마지막에서 GM은 ‘아직 실사가 개시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당혹스럽다’며 정부가 빠르게 실사를 추진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한국GM처럼 지속적으로 철수설이 제기됐지만, 브라질 정부가 세금 혜택을 제공하고 자금 대출을 결정하자 2014~2018년 5년간 3조원을 투자했다.
GM ‘브라질 모델’의 핵심은 GM·정부·노조 3자간의 신속하고 빠른 의사 결정이 핵심이다. 배리 엥글 GM인터내셔널 사장은 브라질 모델을 추진하면서 “브랜드가 무너지거나 판매망에 타격을 입기 전에 빠르게 노사정 3자가 합의해 기업을 회생시켜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서신에서 GM은 ‘우리 약속을 견지하며 즉각적으로 이를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정부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촉구했다.
현재 GM은 브라질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 1위로 뛰어올랐다. GM은 지난달 20일 브라질법인에 3억6800만달러(약 3934억원)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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