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1인칭과 3인칭 무엇이 다른가

이시우 입력 2018. 3. 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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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에서 열린 두 배틀그라운드 대회 IEM 시즌12 월드 챔피언십 인비테이셔널과 스타시리즈 아이리그 스프링 인비테이셔널은 1인칭 모드(FPP)로 진행됐다. 그간 국내 대회는 3인칭 모드(TPP) 위주로 진행됐기 때문에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팬들의 입장에서 IEM과 스타시리즈 아이리그는 색다르게 다가왔다. 

국내에서는 1인칭 모드의 인기가 현저히 떨어져 서버가 사라질 정도였기에 1인칭은 보는 재미 역시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두 대회에서 아방가르와 페이즈 클랜, 리퀴드, 클라우드 나인 등 해외팀들이 뛰어난 실력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면서 1인칭이 주는 진정한 재미에 눈을 떴다는 팬들도 상당수였다. 

1인칭 시점은 e스포츠 경기 시청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지만 직접 경험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때문에 실제 1인칭과 3인칭에 시야 외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체감하기가 어렵다.

보는 시야가 다름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차이는 크다. APL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한 KSV 노타이틀과 해외의 강팀들이 초청된 PSS에서 우승한 OGN 엔투스 에이스가 1인칭 대회에서 고전한 이유도 1인칭과 3인칭의 경기 운영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과연 배틀그라운드의 1인칭과 3인칭 모드는 어떤 부분이 다를까. 

◇ 벽 뒤의 적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으로 3인칭 플레이를 비꼬는 듯하다.(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시야와 밸런스

두 모드의 가장 뚜렷한 차이다. 3인칭의 경우 알트(Alt) 키를 눌러 프리 룩(Free Look) 기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동 중에도 전후좌우를 모두 살펴볼 수 있다. 1인칭의 경우엔 좌우밖에 보지 못하기 때문에 후방을 살피면서 가기 위해선 멈춰 서서 반대 방향을 조준해야 한다. 이로 인해 긴박한 순간 주변을 살피는 능력에 큰 차이가 생긴다. 

벽 너머의 적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차이다. 3인칭의 경우 둔턱이나 벽 너머의 상대가 어떤 상황인지 확인할 수 있어 수비하는 상황에서 크게 유리하다. 하지만 1인칭은 벽 너머의 상대를 보려면 게이머 자신도 고개를 내밀어야 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따른다. 1인칭 모드에서는 평지에서 엎드려 상대를 확인하는 플레이도 불가능하다.

만약 3인칭의 1대1 상황에서 원이 바위 뒤에 있는 A선수 쪽으로 잡히고, B선수가 자기장을 피해 바위 쪽으로 향해야 한다면 동실력의 경우 A선수가 질 수가 없다. 하지만 1인칭이라면 바위 뒤에 있는 A선수가 상대의 이동을 확인하기 위해선 자신도 모습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B선수에게도 기회는 주어진다. 

이처럼 대회에서 1인칭 모드를 사용하려는 이유는 자기장과 선수의 위치에 따라 발생하는 밸런스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 사방을 모두 볼 수 있던 초소 내부에서도 점프를 하지 않으면 밖을 내다볼 수 없다.(사진=스타시리즈 아이리그 중계 캡처)
◇ 1인칭은 3인칭에서의 교전 양상과 크게 달라진다.(사진=스타시리즈 아이리그 중계 캡처)

◆진영의 변화 

스쿼드로 플레이할 경우 1인칭과 3인칭의 기본 진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각자 볼 수 있는 시야가 제한됐기 때문에 정찰을 위해선 원하는 방향으로 한걸음이라도 더 가까이 가야 상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한걸음의 차이는 엄폐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기도 하기 때문에 굉장히 큰 요소로 볼 수 있다. 

3인칭에 비해 1인칭의 진영이 더 넓게 퍼지게 되면서 각개격파를 당할 가능성도 더욱 커진다. 특히 언덕으로 인해 전방의 시야가 가려진 산악 지형에서는 진영을 어떻게 구성할지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결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 없다. 

◇ 총 25명이 생존해있을 때 리퀴드의 진영. 뿔뿔이 흩어져 정보를 모으고 있다.(사진=스타시리즈 아이리그 중계 캡처)
◇ 최종 교전을 앞두고 4인이 흩어져 전진하는 OGN 엔투스의 모습.(사진=스타시리즈 아이리그 중계 캡처)
◇ 시야 문제로 인해 3인칭처럼 팀원 바로 옆에 붙어있기는 힘들다.(사진=스타시리즈 아이리그 중계 캡처)

◆차량 운용

차량 탑승 시 시야는 더욱 크게 제한된다. 특히 천장이 있고 차체가 낮은 다시아의 경우엔 시야 제한이 더욱 심해지는데, 이로 인해 운전이 크게 어려워진다. 시야가 제한되면서 적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없으므로 차량 이동 중 적에게 발각될 경우 3인칭에 비해 더 불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스쿼드전에서는 차량 확보가 관건이다. 이동시 생존 확률이 높고 평지에서 막바지 교전이 일어날 때 차량들을 이용해 바리케이드를 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인칭 대회에서는 위와 같은 시야의 불리함 때문에 후반으로 갈수록 차량을 이용하는 비중이 줄어든다. 특히 산악 지형의 경우 언덕을 넘는 과정에서 위험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차량 운용 기피가 더욱 두드러진다. 

◇ 차량 탑승 시 시야가 더욱 좁아진다.(사진=스타시리즈 아이리그 중계 캡처)

◆교전 시 사격 습관

3인칭 모드의 경우 사격을 할 때 3인칭과 1인칭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쏠 수 있다. 1인칭 화면으로 쏘기 위해선 마우스를 우클릭해야 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급하게 교전이 이루어진 경우 근접전에서 3인칭으로 쏘는 습관을 가진 게이머들도 적지 않다. 이런 전투 습관을 가진 이가 있다면 1인칭에서는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투 방식 역시 3인칭에서의 개념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기존의 습관을 고수한다면 교전에서 패할 확률이 높다. 

◆불만 해결은 관전으로

국내에서 1인칭 대회가 열리지 않고 있는 이유는 1인칭 화면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의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 유저들이 즐기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와 거리감이 느껴져서다. 

하지만 일반 유저들도 사격 시에는 1인칭 화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옵저버가 3인칭 위주로 화면을 잡아준다면 시청자들의 불만은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스타시리즈 아이리그는 뛰어난 옵저빙 능력으로 1인칭 대회를 처음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관전 문제만 해결된다면 시청자들의 거부 반응을 줄여 국제 무대에서의 경쟁력과 시청자 편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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