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컬링로봇 vs 사람 대결..승자는

배재성 2018. 3. 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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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열린 '인공지능 컬링로봇 경기 시연회'에서 인공지능 컬링로봇 '컬리'와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연습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컬링에서도 인간 대 인공지능(AI)의 대결이 펼쳐졌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경기 이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인공지능 컬링 로봇 경기 시연회’를 열었다.

2m 20㎝의 큰 키를 자랑하는 로봇이 긴 목을 빼더니, 머리에 달린 카메라로 경기장 상태를 확인했다. 잠시 뒤 경기장 반대편에 있던 다른 로봇이 이 정보를 받았다는 듯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로봇은 몸을 낮추더니, 빙판 위로 스톤을 밀어 보냈다. 이 로봇 이름은 ‘컬리’.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컬링 로봇이다.
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열린 '인공지능 컬링로봇 경기 시연회'에서 인공지능 컬링로봇 '컬리'가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선수들과 경기에서 카메라를 세워 경기장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번 시연회는 AI 컬링 로봇과 강원도 춘천기계공고 고등부팀이 2엔드 경기로 진행됐다. 오전 사전 시연회에서 1엔드로 진행된 연습경기에서는 컬링 로봇이 1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오후에도 춘천기계공고 소속 강원도 고등부팀과 2엔드 재대결을 했다. 결과는 0대3 패배. 1엔드는 컬리의 선공. 마지막 투구가 실수가 나오면서 패했다. 하우스에 있는 상대 팀 1번 스톤을 쳐내고자 했지만, 가드 스톤을 맞고 나왔다. 점수는 0-1.

컬리는 2엔드에 반격을 노렸다. 컬리가 후 공인 데다 2엔드에서는 스위핑 없이 경기가 진행됐다. 드로잉 대결이 펼쳐진 것이다. 하지만 얼음이 녹으면서 컬리에게 불리한 상황이 연출됐다. 방향을 잡기가 힘들어졌다. 5번째, 7번째 투구가 미스가 됐다. 결국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실점을 추가해 0-3으로 패했다.
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열린 '인공지능 컬링로봇 경기 시연회'에서 인공지능 컬링로봇 '컬리'가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날 경기를 치른 한 선수는 “로봇의 컬링 실력이 생각보다 좋았다”며 “다양한 기술들을 구사해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4월 공모를 통해 컬링 로봇 개발 주관 기관으로 고려대학교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해당 기관은 같은 해 AI 기술을 통해 최적의 컬링스톤 투구 전략을 만드는 컬링 소프트웨어 ‘컬브레인’과 컬링로봇인 ‘컬리’를 개발했다.

컬리의 머리 부분에는 스톤 투구 전략을 수립하는 소프트웨어(SW)인 '컬브레인'(CurlBrain)이 탑재돼 있다. 로봇은 이 SW를 이용해 스스로 경기전략을 수립하고 빙판 위에서 최대 2시간 30분간 바퀴로 달릴 수 있다.

컬리는 카메라를 통해 경기 상황을 인식하고, 1321경기의 국제컬링 경기 기보를 활용해 16만 개의 투구샷 데이터를 학습했다. 그 결과 원하는 위치에 스톤을 놓는 드로우(Draw)의 성공률은 65%를 넘고, 상대팀의 스톤을 쳐내는 테이크아웃(Take-out) 성공률은 80%에 이르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빙판을 빗자루 같은 브룸으로 닦는 스위핑 로봇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개회사를 통해 "컬리는 AI, 로봇공학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된 최첨단 기술”이라며 “이번 시연회를 계기로 컬링의 대국민 인지도 향상과 대중화에 기여하고, AI 핵심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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