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정인 "북 메세지, 트럼프 기대치 넘어서지 않았나 생각"

손석희 2018. 3. 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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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발언? 군사주권 설명한 게 거두절미돼..상당히 답답"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대북 특사 일행이 내일(8일) 이제 미국으로 떠나죠. 미국이 북한의 제안을 수용하느냐, 여기에 따라서 앞으로 대화가 이제 '시작이 되느냐', 아니면 다시 또 자칫 '긴장국면으로 돌아가느냐', 이게 결정될 것 같은데, 늘 이 자리에 자주 모셨습니다만 오늘은 특별히 존재감이 더 있는 분이 됐습니다.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맡고 있는 문정인 교수와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안녕하세요.]

[앵커]

제가 이렇게 시작한 이유가 사실 있는데 다 들으셔서 아시겠습니다마는 '한미동맹에 도움이 안 되는 분'으로 지금 야당 쪽에서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특보직에서 물러나야 된다.' 그런 얘기를 오늘 청와대 회담에서 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글쎄요, 저는 한미동맹을 해한 적은 없는데요. 한미동맹을 보다 건전한 관계로 발전시키는 데 제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그분들은 왜 그렇게 얘기했을까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아마 지난번에 제가 워싱턴에서 아마 강연했던 것 때문에 그런 모양인데요. 제가 지난주에 워싱턴에 있는 민주평통에서 강연을 했었어요. 그때 "지금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아주 긴밀한 한미공조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게 강조를 했더니만 강의가 끝나고 한 분이 질문을 하시는데, "한국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도 없지 않는가. 그럼 군사주권도 없는 것이고 미국의 속국과 다름이 없는데 어떻게 미국과 대등한 관계에서 공조하면서 대북정책을 펼 수 있느냐." 이렇게 얘기를 하길래 그거는 동의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헌법에 의해서 국군통수권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군정권과 군영권을 행사하고 군영권 중에서도 작전지휘권은 미국 대통령과 더불어 행사하고 작전통제권 중에서 평시는 우리 대통령이 행사하고 전시만 주한미군 사령관이자 연합사령관에게 위임을 한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부분이 없다고 해서 우리 대통령 또는 대한민국이 전부' 군사주권이 없다'라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그래서 가령 예를 들어서 대통령이 필요하다라고 하면 결국에 주한미군은 나가라고 할 수 있고 그러면 주한미군 나가야 된다. 그래서 제가 방점을 뒀던 것은 '전시작전통제권이 없어도 대한민국은 군사주권을 갖고 있다' 이걸 강조를 한 건데, 일부 언론에서 다른 거 거두절미 해 버리고 '대통령이 주한미군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된다'하는 이것만 부각을 시킨 거예요. 그래서 제가 갑자기 '주한미군 철수론자'가 돼버린 거예요.]

[앵커]

정반대가 돼버린 상황이 됐네요, 그러면.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그렇죠. 저는 오히려 "전시작전통제권이 주한미군사령관이자 연합사령관에 있다 해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국군통수권과 군사주권을 행사한다"라고 하는 걸 강조한 건데…]

[앵커]

그럼 오히려 이른바 보수층에는 더 부합되는 말씀을 하신 거네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사실 그렇게 된 거죠. 그런데 질문하신 분이 상당히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분이셨는데요. 그런데 그것이 완전히 바뀌어 갖고, 제가 "주한미군 철수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라고 일부 언론에서 나왔고 그것을 특정 정당에서 그걸 가지고 저를 비판했던 거죠.]

[앵커]

그렇군요. 이른바 거두절미하고 한 문장만 꺼내놨을 때, 사실이 왜곡되는 현상의 대표적인 경우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상당히 답답하더라고요.]

[앵커]

일단 오늘 이렇게 다 말씀하셨으니까, 답답함은 조금 풀리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감사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정의용 안보실장이 내일 미국에 가는데 북한의 제안 물론 뭐 지금 이른바 '히든카드' 혹은 '플러스 알파'로 불리우는 그 어떤 김정은 위원장의 얘기.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일단 지금 상태에서라도 미국은 이 제안을 받아들일까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글쎄, 저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아시는 것처럼 미국 내에서도 여러 가지 얘기들이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있으면 늘 그렇죠. 강온파의 얘기들이 달리 나오는 것은 맞는데 그래서 오늘 특별히 얘기가 된 것이 뭔가 조금 아까 말씀드린 '가지고 가는 가방 속에 들어 있는 카드가 뭐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걸 또 정의용 실장이 얘기를 하기도 해서 그거는 뭘까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그건 저는 모르겠습니다.]

[앵커]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미국 측이 요구한 '불가역적'으로 이렇게 하는 거 있잖아요. 그것을 김정은 위원장이 일정 부분 혹은 상당 부분 받아들였을 가능성? 그거는 어떤가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그건 상식이죠. '북한을 비핵화 시킨다'라고 하는 것은 북한 핵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해체시킨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거죠.]

[앵커]

아까 말씀드린 'CVID'입니다.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CVID'였죠.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어떤 타임 프레임 내에서 이루어지느냐'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비핵화라고 하는 목표는 결국 CVID입니다.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인 해체를 얘기하는 거기 때문에 그거는 가장 상식적인 얘기 아닐까요.]

[앵커]

그건 다시 말하면 김정은 위원장도 그러한 정도에는 충분히 수긍을 하고 있다.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북한이 비핵화하겠다'고 하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리고 다시는 가질 수 없게끔 하는 조치라고 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닐까요?]

[앵커]

그러면 이건 어떨까요. 그게 '시간의 문제'라고 잠깐 말씀하셨는데 그게 어느 단계에서 그걸 얘기하느냐...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과거 조지W 부시 대통령이 있을 때 'CVID문제'를 제일 먼저 꺼냈는데 그건 'CVID'가 하나의 전제조건이 됐었어요. 그래서 입구에 놓여 있던 거죠. 그러나 지금 같은 경우는 'CVID'가 출구에 놓여져 있어야 되겠죠. 그러면 그 과정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자제, 계속 자제하고 그 다음 두 번째 더 나아가서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시설과 물질에 대한 검증 가능한 해체 같은 게 있을 수 있고 아주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나타나는 게 'CVID'가 되겠죠.]

[앵커]

순서상으로 보자면 그것이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다만 이것을 협상을 위한 대화를 하는 입장에서는 그것을 아까 말씀하신 대로 '입구에 놓느냐', '출구에 놓느냐' 하는 차이가 있잖아요. 그런데 미국 쪽에서는 여전히 입구에 놓으려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는 건 맞지 않습니까?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일부 있기는 있지만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제기한 전제조건이라는 것 하나는 북한이 계속 핵미사일 활동을 자제하고 두 번째라고 하는 것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명시적으로 표명하라는 거였거든요. 그 두 가지 조건을 본다면 이번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특사단을 통해서 전달한 메시지는 분명히 트럼프 대통령의 전제조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더더군다나 뭡니까? 이른바 '전략 도발' 그러니까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추가로 하지 않겠다"라는 것은 어찌 보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하나의 여러 가지 방안 중에 미국 쪽에 제시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방안이라고 본 것일까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그렇죠. 그것은 틸러슨 국무장관 같은 경우는 그리고 조셉 윤 대사 같은 사람들은 결국에 북한이 60일 만, 60일 동안만이라도 소위 "핵과 미사일 실험을 유예한다"라고 하면 "우리는 대화에 나설 수 있다"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 시각에서 봐야 되겠습니다.]

[앵커]

그러면 북한의 입장은 "60일뿐만이 아니라 그보다 긴 시간도 대화를 위해서는 하지 않겠다"라는 것이잖아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그렇죠. 지금 보면 상당히 획기적인 것이죠. 제가 지난번에 워싱턴에 있다가 어제 제가 들어왔습니다마는 워싱턴에 있다가 제가 스탠퍼드대학 가서 미국 하원의원들하고 토론할 기회도 가졌는데 전부 다 그분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첫째, "4월에 한반도 위기 다시 온다." 결국 한국과 미국이 한미연합 군사연습과 훈련을 재개하게 되면 북한이 분명히 도발적으로 나올 것이다. 그러니까 "4월 위기가 나올 것이다"라고 하는데 이번 북한에서 던진 메시지는 그걸 완전히 "예년 수준으로 한다라고 하면 용인할 수 있다"라고 하는 걸 분명히 얘기했고 두 번째 거기서 걱정하는 것은 김정은이가 결코 "비핵화라고 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는데 이번에 얘기를 해 버렸단 말이에요. 그것뿐만 아니고 '정상회담' 같은 것도 이렇게 4월 말에 빨리 나올 거라고 그 사람들은 생각을 못 했거든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소위 "북한의 최고지도부와 우리 대통령 간에 핫라인, 직통전화를 개설해서 정상회담 하기 전에 직접 통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하는 것도 미국에 계셨던 많은 분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거였거든요. 그래서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특사단이 가져온 메시지는 미국 주류에서 생각하는 기본 통념을 완전히 깨는 그런 사건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앵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아까 얘기가 잠깐 나왔습니다마는 미국에서도 예를 들면 '국무부하고 백악관의 입장차이가 있다'든가 혹은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그쪽은 대통령하고 부통령하고 얘기가 다른데, 전략적으로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래서 미국 정부 내에서의 어떤 혼선, 이런 것들로 인해서 대화가 조금 더뎌진다라든가 혼선이 빚어질 그럴 가능성은 없을까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대통령이 높습니까, 부통령이 높습니까?]

[앵커]

대통령이 높죠.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특히 트럼프 같은 대통령은 상당히 어떻게 보면 정책 결정에 있어서 독점력이 상당히 강한 분이거든요. 그러니까 펜스 부통령이다, 틸러슨, 제임스 매티스,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이다, 이런 분들보다 더 중요한 건 사실상 미국의 대통령이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대단히 좋은 일이다"라고 얘기를 했고 그리고 정말 대화가 가능할 거라고 하는 그런 어떤 메시지를 트위터를 통해서 보냈거든요.]

[앵커]

알겠습니다.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대통령이 중요한 거니까 그걸 지켜봐야 되겠죠.]

[앵커]

다만 그런 부분은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 부시 대통령 같은 경우에 거기도 강온파 간 늘 대립을 했을 때 그것이 '시소처럼 왔다갔다' 한다면 대개 그것을 냉정하게 보는 사람들은 '부시가 시소의 가운데에 앉아서 균형을 잡는 역할은 분명히 한 것 같더라'라는 얘기를 하고는 했는데, 트럼프도 그런 균형 잡기의 뭐랄까요. 능력, 입장 이런 것들은 잘 지키고 있다고 보십니까?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저는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하고 좀 스타일이 다르다고 보는데요. 부시 대통령은 당시에 네오콘 쪽과 그다음에 대화파 사이에 정말 조율하려고 하는 게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면 그냥 바로 행동으로 나오는 분이시니까 그거 좀 다르다고 봅니다. 그래서 본인이 지금까지 입장이 그거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 대화 100% 지지한다", 그다음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연습을 우리 연기하자. 그런데 지켜보겠다, Wait and see. 지켜보겠다." 그런데 이번에 가져온 결과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한 것을, 생각한 기대치를 넘어선 게 아닌가 이렇게 봅니다.]

[앵커]

그러니까 트럼프의 반응도 일단 저렇게 나오는 거겠죠.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당연히 그렇겠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미국의 반응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겠죠.]

[앵커]

한 가지만 질문드리고 마치겠습니다. 비교적 낙관적으로 많이 말씀해 주셨는데 혹시 그렇다 하더라도 혹시 부정적인 상황을 가져올 변수가 존재하지는 않습니까?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영어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Devil is in the Details". 그러니까 "악마는 구체성이 있다"라고 하는 얘기가 있는데요. 지금 단순한 시작일 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오늘 당대표들하고 오찬 하시면서 하신 말씀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제 아주 어려운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 갈 길은 상당히 깁니다. 북한을 비핵화시킨다는 게 당장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니거든요.]

[앵커]

쉬운 일은 아니겠죠.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그러니까 그런 점에서 아주 어려운 시작의 출범. 그러나 처음의 징조는 좋아 보인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판단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를 맡고 계신 문정인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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