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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츠IT] 알파고 2년, 대한민국 인공지능 현주소

박흥순 기자 2018. 3. 7.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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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대국 후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전세계를 강타했다. 당시 알파고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불리던 바둑에서 이 9단을 종합전적 4승1패로 꺾어 인류에 충격을 안겼다. 동시에 인공지능(AI)의 미래를 확인한 인류는 적극적인 개발 행보를 펼쳤다. 2년이 지난 현재 AI는 얼마나 진화했을까.

◆AI와 사랑에 빠진 ‘거인’

AI는 올해 IT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다. 전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불리는 AI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수많은 인력과 자금을 투입한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은 앞다퉈 자사의 AI기술 과시에 나섰다. 이들이 올인한 분야는 ‘언어 인식’이다.

이들 거대기업은 AI비서와 메신저 챗봇 등을 내놓으며 시장선점에 나섰다.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MS 코타나 등이 그 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인간과 대화하는 AI시대가 왔다”며 “모든 것을 지능에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제조업 강자로 군림하는 중국도 AI에 비상한 관심을 드러낸다. 중국 최대의 포털 바이두는 인간의 언어를 활용한 검색어 연구개발에 몰입했다. 바이두는 “특정조건에서는 사람의 말을 인식하는 능력이 인간을 능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자동언어번역과 이미지인식 기술도 각광받고 있다. 아직 AI의 언어이해 수준이 떨어져 추상적인 내용의 번역은 부족한 수준이지만 단순 문서 번역에는 무리가 없다. 비슷한 이미지를 검색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이미지를 파악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이미지인식 기능은 SNS를 중심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AI 관련 페이스북의 목표는 사람보다 시청각 인식을 더 잘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AI는 빅데이터와 결합해 의료·쇼핑 분야에도 진출, 두각을 드러낸다. IBM의 왓슨은 의료분야, 아마존 알렉사는 쇼핑분야 대표 주자다. 왓슨은 환자의 염기서열과 암을 분석해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며 알렉사는 쇼핑이력을 분석해 적절한 제품을 자동으로 추천한다.

◆국내 AI산업 걸음마 시작

국내에서도 AI개발 열풍이 한창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AI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4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11조100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네이버, 이통3사를 중심으로 시장 개척에 투자, 서서히 결실을 거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국내기술은 외국의 선행연구를 뒤따르는 ‘패스트 팔로워’에 그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료=KT경제경영연구소

삼성전자는 2016년 하반기 인수한 비브랩스의 기술력을 한층 강화해 갤럭시 시리즈에 빅스비를 도입했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어시스턴트와 비슷한 기능의 빅스비는 이달 정식 출시되는 갤럭시S9 시리즈에서 ‘빅스비 비전’을 추가, 한층 강화된 기능을 선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통해 애플의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와 경쟁한다는 전략이지만 5년 이상의 경험과 데이터를 보유한 이들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AI기반 음성인식 플랫폼 클로바를 출시하고 업계에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네이버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을 잠재적 경쟁자로 설정, 보다 국내 사정에 특화된 서비스를 구현해 공세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이통3사도 각각 스피커와 셋톱박스에 AI를 이식한 제품으로 시장개척에 나섰다. 지난해 상반기 SK텔레콤과 KT는 각각 AI스피커 ‘누구’와 AI셋톱박스 ‘기가지니’로 업계 최초 경쟁을 시작했다. 이에 뒤질세라 LG유플러스는 네이버의 클로바 플랫폼을 활용, ‘U+ 우리집 AI’를 공개하면서 AI전쟁에 가세했다.

그간 말뭉치 부족 등의 이유로 외계어 번역·발 번역이라는 빈축을 사던 자동번역 분야에서는 한글과컴퓨터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이하 지니톡)이 각광받는다. 지난달 막을 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공식 번역 앱으로 활용되며 성공가능성을 확인한 지니톡은 전체 문장의 맥락을 학습해 더 자연스러운 결과를 내놓는다. 한컴 측은 여행·국제행사·채팅 등 각 분야에서 지니톡이 활약할 수 있도록 제반사항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정부, “규제혁신 노력 성과 거둘 것”

각 기업들이 일선에서 고군분투함에도 한국의 전반적인 AI 역량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는 평가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AI 관련 특허등록 건수를 집계한 결과 한국은 특허 최다 보유 10위권 기업명단에 단 한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AI에 과도한 규제가 적용돼 해외 경쟁국과 점차 간격이 벌어지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는 대부분의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법적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의료분야에서 생명윤리와 대척점에 서있는 점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수년간 여러 분야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정부가 의지를 갖고 규제개혁을 추진하면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지난 1월22일 정부는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 토론회’를 개최하고 신산업 및 주요 혁신성장 선도사업에 대한 성과와 추진 방향을 논의,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올해 헌법 개정과 지방선거 등 정치권 이슈가 맞물려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차원의 규제 혁신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0호(2018년 3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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