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헛된 희망이라도 열심히 갈 준비"..미, 북미대화 '성큼'

2018. 3. 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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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특사 방북성과 설명듣고 '김정은 특별메시지' 확인 후 최종 결심할 듯
북, 비핵화 대화 및 조건부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용의 '진정성' 판단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6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를 통해 '비핵화 북미대화'와 조건부 추가 핵·미사일 실험 중단 의사를 밝힘에 따라 북미 간 직접 대화 분위기가 급속히 조성됐다.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로 '공'을 넘겨받게 된 미국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한반도 정세 흐름의 물줄기를 바꿀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 테이블에 앉을지를 판단하는 최우선 요인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발언에 담긴 '진정성'이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 즉 비핵화를 의제로 올려야만 북한과 얼굴을 맞댈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일관된 원칙이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적절한 조건에서만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국무부도 비핵화는 타협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특사단 방북을 앞두고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사'가 대화의 시작점이지만, 최종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런 점에서 일단 김 위원장이 "선대의 유훈"이라며 비핵화를 주제로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하고, '대화 지속'을 전제로 핵·미사일 시험 중단을 약속한 것 등은 북미대화의 물꼬를 트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중대한 반전"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한다면 북한과 대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렇더라도 미국은 김 위원장이 생명줄을 차단하고 숨통을 바짝 죄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술수일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해상 차단' 등 줄기찬 경제·외교적 최대 압박 전략이 북한을 남북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다고 본다. 특히 미국의 전임 대통령들처럼 북한의 '유화 제스처'에 속아 넘어가 섣불리 제제의 빗장을 푸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도 여러 차례 밝혔다.

이에 따라 곧 미국을 방문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방북 성과 설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실장이 "미국에 전달할 북한 입장을 별도로 추가로 갖고 있다"고 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특별메시지'를 직접 확인한 후 향방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에는 얼마든지 응하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원칙이다. 그가 비핵화를 전제로 달며 "김정은과 직접 대화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불과 사흘 전이다. 그가 북미대화 방침을 굳히고 만약 김 위원장과 직접 마주앉게 된다면 한반도 상황은 그야말로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사단의 방북 성과에 대해 곧바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북미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 표명에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가능성 있는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수년 만에 처음으로 진지한 노력이 관련된 모든 당사자에 의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헛된 희망일지도 모르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이 됐든 열심히 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갈 길이 '어느 방향'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는 북핵 해결의 중대 국면에서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확인한다면 전격적인 북미대화의 길을 선택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충분히 해석되는 대목이다.

또한 남북간의 이러한 해빙 무드의 거대한 흐름을 인정하고 국면전환에 대비하라는 미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미 정부가 일단은 대화의 테이블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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