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거짓이었으면" 안희정 지지자 '멘붕' ..진보정치 불신 흐름도

박소연 기자 2018. 3. 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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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믿음과 신뢰, 미래에 대한 희망이 부정돼버린 순간입니다.""제발 인정한단 말만 안했으면 했는데 가슴이 쿵 내려앉네요. 믿고 지지한 우리는 어찌해야 하나요.""다 거짓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너무 아픕니다."

안 전 지사 트위터 지지자그룹인 '팀스틸버드(@teamsteelbirl)'측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활동 종료를 밝히고 "운영진은 이번 사건에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곁에 서겠다. 2차 가해에 함께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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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안희정 팬클럽 '지지철회' 속출..차세대 진보정치인 도덕성 치명타에 충격 배가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 /사진=뉴스1



"그동안의 믿음과 신뢰, 미래에 대한 희망이 부정돼버린 순간입니다."
"제발 인정한단 말만 안했으면 했는데 가슴이 쿵 내려앉네요. 믿고 지지한 우리는 어찌해야 하나요."
"다 거짓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너무 아픕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최근까지 자신의 정무비서를 반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안 지사의 오랜 팬클럽 '아나요'(안희정과함께아름다운세상을나눠요) 카페에는 충격과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글이 이어졌다.

정치인 팬덤 중에서도 안희정 지지자들은 유독 안 지사에 대해 높은 신뢰와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며 일체감을 보여왔다. 안 지사가 그간 보여준 젊고 정의롭고 깨끗한 이미지, 가볍지 않은 정치적 행보에 응원을 보낸 이들이다.

특히 아나요 회원 50명은 2006년 안 지사 집으로 몰려가 그를 다시 정치판으로 끌어냈을 만큼 안 지사와의 관계가 깊기로 유명하다. 이들 상당수는 안 지사가 노무현의 적통이라는 이유에서 안 지사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사모(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직계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6일 팬카페에 따르면 대다수 회원들은 실망감을 드러내며 지지를 철회했다. "완전히 뒤통수 맞았다" "멘붕이다" "믿고 지지한 제 자신이 너무 수치스럽다" "너무 큰 충격에 속이 타버릴 것 같다"는 반응이다. "보수궤멸에 인공호흡의 빨대를 꽂아줬다" "노짱(노무현 전 대통령) 얼굴에 x칠했다"는 원색적 비판도 있다.

간간히 정치공작을 주장하는 글도 눈에 띈다. 한 지지자는 더불어민주당이 안 지사의 해명을 듣지 않고 그를 제명시킨 것을 문제삼으며 "뭔가 당한 느낌이 난다. 공작의 느낌이 진하게 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의혹 제기만으로 그를 내치는 처사는 옳지 않다"며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을 지켜보자고 썼다.

그러나 대다수의 지지자들은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며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다. "계속 감싸면 오히려 당과 대통령, 민주세력에게 짐만 될 뿐이다" "그러면 박사모와 다를 게 없다" "성관계 사실 인정했다. 더 이상 다른 반전이 없다"는 댓글이 달렸다.

안 전 지사 트위터 지지자그룹인 '팀스틸버드(@teamsteelbirl)'측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활동 종료를 밝히고 "운영진은 이번 사건에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곁에 서겠다. 2차 가해에 함께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지사의 지지자들은 평소 그의 도덕성을 높게 평가한 이들이기에 이번 사건으로 인한 지지층의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의 평소 반듯한 이미지와 전혀 상반되는 정치인의 '이면'이 드러나자 정치 자체에 회의감이 든다는 반응이다.

학창시절부터 안 지사를 지지했다는 양모씨(32)는 "누구보다 반듯하고 신사적인 이미지에 풀뿌리 민주주의를 외치는 지방분권 정치의 선두주자였던 안희정이 이런 사람이었다니 충격이 더하다"며 "이 사람을 끝까지 믿고 지지해 대통령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어 아찔하다. 이제 누굴 믿고 지지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최근 문화예술계 진보진영에서 '미투'(Me To0) 운동 가해자에 대한 고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진보정치에 대한 회의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안 지사는 평소 '페미니스트'라고 밝혀왔다. 현재 그의 충남도청 도지사실 '도지사가 추천하는 책'에는 페미니즘 관련 도서가 2권 꽂혀있다.

안 지사의 지지자인 박모씨(31)는 "정치인들은 말과 행동이 일치되도록 더 노력하며 살아야 할 텐데 이번 일로 진보 정치인의 위선을 볼 수 있었다"며 "인권을 말하면서 인권을 무참히 짓밟았다니 가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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