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행 의혹에 재조명 된 김어준 미투 공작 예언

이민정 2018. 3. 6. 02: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앙포토]
안희정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달 23일 방송인 김어준이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 뵈이다'에서 한 발언이 재조명받고 있다.

당시 그는 방송에서 미투 운동이 자칫 진보진영 분열을 위한 정치적 공작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

김어준은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보면) '미투운동을 지지해야 되겠다. 그리고 이런 범죄를 엄단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공작의 사고 방식으로 이걸 보면 '피해자들을 준비시켜서 진보매체를 통해 등장시켜야 되겠다'라는 식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언을 할까 한다. 최근 전개되고 있는 미투 운동이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어떻게 보이냐. 첫째 섹스, 좋은 소재고 주목도 높다. 둘째, 진보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뒤 "(공작의 사고 방식에서는) 피해자들을 등장시켜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다’라는 사고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2월 말)에 나온 뉴스가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다. 예언이다"라며 "올림픽이 끝나면 그 관점으로 가는 사람들이나 기사들이 몰려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태섭,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당시 김어준의 발언에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우선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송 다음날 SNS를 통해 김어준의 주장을 옹호했다. 손 의원은 "김어준씨의 예언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댓글과 보수언론의 전형적인 이슈몰이가 진행되고 있다"며 "김어준씨의 이번 발언도 전체 맥락과는 달리 딱 오해할 만하게 잘라 편집해 (김씨를)집중 공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김어준의 발언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금 의원은 "피해자 중에는 '내가 나서서 피해 사실을 밝히면, 어떤 사람들은 나로 인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진보적 지지층이 타깃이 된다고 보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미투 운동과 관련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피해자들의 보호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어준씨는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입은 분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진영논리를 동원해 음모론으로 몰아가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지탄받을 일이다" "성폭력 피해자를 공작원으로 모독했다”며 김어준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어준은 지난달 26일 tbs라디오 '뉴스공장'을 통해 "미투 운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을 우려했을 뿐"이라며 "진보진영 내의 젠더 갈등으로 프레임이 잡히면 미투 운동이 흔들리고 진보진영 내의 분열로 끝나게 된다"고 다시 한번 우려를 표했다.

작가 손아람씨가 5일 밤 안희정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나온 직후 올린 페이스북 글.[사진 페이스북 캡처]
그리고 지난 5일, 김어준의 예측처럼 안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김어준 발언에 다시 눈길이 쏠렸다.

이날 작가 손아람은 자신의 SNS를 통해 "(김어준씨가) 말했던 대로 미투 운동의 순수성을 훼손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면, 김어준은 '정말로 안희정 성폭력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게 아니다'라는 한마디 정도는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해줬으면 한다"라고 요구했다.

작가 손아람씨가 지난달 25일 올린 페이스북 글.[사진 페이스북 캡처]
손아람은 지난달 25일 "김어준이 안 지사의 성폭력 사실을 알고 예방공작 차원에서 미리 발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