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근, 올 봄 환절기-괴물들 잇단 개봉에 주목받는 청춘(인터뷰)

뉴스엔 2018. 3.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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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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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웃음 속에 묘하게 선악이 공존하는 듯한 '충무로 기대주' 이원근(28). 혹한의 겨울을 지나 따사로운 봄 햇살이 내려쬐기 시작한 2월 말, 2편의 영화로 관객에게 바투 다가선다.

성장담 퀴어영화 ‘환절기’(감독 이동은/ 2월22일 개봉)에서는 상처 많은 학생 용준으로, 3월 8일 개봉하는 권력과 폭력의 청춘 느와르 ‘괴물들’(감독 김백준)에서는 학교폭력의 피해자 재영으로 분해 교복을 입었다. 그리고 동안 속에 깃든 그늘을 매력적으로 끄집어낸다. 공교롭게 ‘환절기’는 2년 전, ‘괴물들’은 1년6개월 전에 촬영했다.

‘거인’의 우식은 어둡고 상처 많으나 한줄기 빛을 놓치지 않으려 돌파구를 찾아가는 인물이었다. ‘여교사’의 재하는 악랄함도 지닌, 어디로 튈지 모르는 10대 특유의 에너지를 분출한다. ‘환절기’의 용준은 어머니의 자살 후 철저히 닫힌 상태에서 외롭게 성장해온 캐릭터다. ‘괴물들’의 재영은 소심하고 유약하다. 반항 한번 못하고 ‘빵셔틀’을 당하다 복수를 꿈꾸며 망가지는 청춘이다.

스크린에서 어두운 결을 주로 연기했다면 드라마 속 이원근은 밝은 톤이다. ‘추리의 여왕’에서는 반듯한 경찰청년으로, ‘저글러스’에서는 바보와 천재 사이를 오가는 재벌3세 ‘꼴통’의 귀여운 반전 매력을 발산했다.

그는 항상 시나리오를 읽을 때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주의깊게 살핀다. ‘환절기’의 경우 중년여성 미경(배종옥), 미경의 아들 수현(지윤호), 수현의 절친 용준 등 세 캐릭터의 에너지가 모두 달랐기에 그 감정에 매료됐다. 몰입도도 컸다.

“좋아하는 장르였어요. 인물들간 감정이 폭발하는 법 없이 가다가 끊기고, 가다가 끊기는 것도 일반적이지 않았고요. 처음엔 고민을 많이 했죠. 감정을 훅 가져가서 관객의 눈물을 흘리게 해야 하나...감독님과 미팅하고 촬영하다보니 우리 영화만의 독보적인 색깔이 있더라고요. 엔딩까지 가다가 끊기는. 어떻게 보면 불친절한 영화이고 열린 결말이지만 흥미로웠어요.”

극중 용준은 그의 표현대로 ‘대사가 아니라 감정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시선이나 말의 템포는 느리고 명료하질 않다. 현실에 베이고 또 베인 뒤 새 살이 돋아난 게 아니라 그냥 피를 철철 흘리는 친구의 한 면모다.

“대사를 명확히 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어느 날 배종옥 선배님께서 ‘우리는 감정을 전달하는 게 일이지 대사를 전달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관객이 동화하는 게 중요하니 감정전달에 집중해라. 그게 배우다’란 말씀을 해주셔서 고민이 한꺼번에 해결됐어요. 그래서 말의 속도를 조절하고 어미처리를 불분명하게 했죠. 감정 전달과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공부를 가장 많이 한 게 ‘환절기’예요.”

반면 ‘괴물들’은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또 다른 궤적에 선 작품이었다. 이원근은 살아남기 위해 괴물로 변해가는 재영 역을 맡았다. 재영은 교내 1인자 자리를 거머쥔 양훈(이이경)의 타깃이 돼 집요한 폭력을 당하고, 그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인물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맞는 장면도 나오고 집에서 울고 있는 장면도 있었는데 감정이 너무 급변하니까 단 한 번도 마음을 편하게 둘 수가 없었죠. 촬영장에선 소리 지르면서 울고, 숙소에 들어가서 대본을 보면 또 다시 맞고 울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니까 점점 스트레스가 커졌죠. 외적으로 연약해 보여야 해 강아지가 간식 줄까봐 제 눈치를 보는 것에서 착안해 강자에게는 꼬리를 내리고 눈치를 보는 것으로 시선 처리를 했어요.”

‘환절기’와 ‘괴물들’ 이후론 교복을 못 입고 있다. 극강의 동안 배우는 이제 청소년 캐릭터와 작별을 고한 것일까.

“굳이 입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아닌데 어느 새 20대 후반이 돼 버렸잖아요.(웃음) 이번에 ‘저글러스’의 황보율을 연기하면서 조금씩 나도 변화하는 구나, 굳이 학생 역을 멀리하지 않아도 이렇게 되는 건가 보구나, 싶더라고요. 지금도 학생 역할을 기피하진 않아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거고요. 개인적으로 교실의 나무 냄새, 삐거덕거리는 의자와 책상, 나무에 기름칠하던 추억이 너무 좋거든요. 교복 입은 채 등하교하고 학생다움이란 게 좋았던 것 같아요.”

다음 영화는 올 여름 개봉할 사극 ‘명당’(감독 박희곤)이다. 2명의 왕을 배출할 ‘천하길지 대명당’을 둘러싼 욕망과 암투를 그린 이 작품에서 헌종 역을 맡았다. 쟁쟁한 스타 조승우 지성 백윤식 문채원 김성균과 공연한다.

“발성과 발음, 승마 트레이닝을 받는 등 꽤 공을 들였어요. 발성 연습 때문에 2~3개월 동안 계속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나네요. ‘명당’ 촬영 중에 ‘저글러스’를 했는데 울분에 가득찬 왕 연기를 하다 보니 밝은 걸 하고 싶어서 도전한 건데 밝고 귀여운 연기를 하려니 더 어렵더라고요. 나를 내려놓지 못하면 끝일 것 같더라고요. 촬영을 이어가면서 캐릭터에 차츰 적응됐고 나중엔 저도 모르게 귀여운 척 애드리브가 나오더라고요.”

‘환절기’에서 ‘명당’에 이르기까지 독립영화, 다양성영화, 상업영화,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왕성한 ‘식욕’을 드러내고 있다.

“장르나 매체, 사이즈를 구분하지 않고 싶어요. 선배님들보다 경험이 적고,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 한정적이기에 역할이 주어졌을 때 어떤 매력을 보일 수 있을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걸 중요시해요. 창작이란 자신을 쉼 없이 괴롭혀야 하는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너무 즐거워요. 굴곡 많은 캐릭터들을 해서요. 그 시간이 알찼고, 집중하는 나를 보면 행복했거든요. 표현하는 방식을 늘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제 표현 방식이 넓어진다면 사악한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글= 뉴스엔 객원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 사진= 지선미(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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