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들 제품을 우리가 왜 팔아줘" 구글 vs 아마존 전면전
- 아마존
구글 스마트홈 점유율 높아지자 아마존닷컴서 신제품 판매 거부
온라인 광고시장 호시탐탐 노려
- 구글
아마존 셋톱박스·AI스피커가 유튜브에 접근 못하도록 차단
클라우드 시장에 막대한 투자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미국 구글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경쟁이 전면전(全面戰)으로 치닫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기, 인공지능(AI) 스피커, 동영상 콘텐츠, 온라인 광고, 클라우드(서버 임대) 등 두 회사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全) 분야에 걸쳐 자사 사이트에서 상대방의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서비스를 차단하는 등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두 인터넷 공룡이 전례 없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상대방을 밟지 않으면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등 새로 등장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는 경쟁사가 도움이 됐지만 수익은 나눌 수 없다는 것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두 회사가 벌이는 필사적인 전투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베이조스 지시로 구글 제품 판매 중단
미국 경제 전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아마존이 지난 연말 구글의 사물인터넷 자회사인 네스트의 최신 스마트홈 관련 제품들을 아마존닷컴에서 판매하지 않겠다고 네스트에 통보했다"고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네스트는 사물인터넷이 결합된 실내 온도조절기, 홈 시큐리티(보안) 시스템, 감시카메라 등을 만들고 있다. 이 기기들은 구글의 스마트 스피커인 구글홈과 연동돼 음성으로 집안 환경과 각종 생활가전 등을 작동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아마존은 네스트에 "우리 결정은 윗선(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에서 내려온 지시"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의 신제품 판매 거부에 대해 네스트 측은 아마존에서 모든 제품을 철수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아마존과 구글은 스마트홈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의 알렉사를 장착한 AI스피커 에코는 3100만대,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구글홈은 1400만대 팔렸다. 아직까지는 에코가 앞서가고 있지만 최근 들어 구글홈의 점유율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추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네스트 제품을 팔지 않겠다는 아마존의 결정은 미래 산업 분야에서 구글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히기 위한 거대한 계획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아마존은 구글 네스트에 맞서기 위해 지난달 사물인터넷 스타트업 링을 인수하며 사물인터넷 기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상대 영역 빼앗기에도 혈안
구글과 아마존은 다른 사업 분야에서도 잇따라 충돌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말 아마존의 셋톱박스 '파이어TV'와 태블릿PC형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 쇼'에서 자사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아마존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변형했다는 것이 명분이었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구글홈, 구글의 스마트폰인 픽셀폰 등 구글의 하드웨어 기기를 아마존닷컴에서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보복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구글과 아마존의 싸움은 아이들 싸움처럼 유치하고, 고객 불편만 초래한다"고 비판했지만 두 회사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두 회사는 상대방의 주력 사업까지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1월 구글의 핵심 수익 사업인 온라인 광고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구글은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730억달러(약 79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페이스북(400억달러)과 함께 전 세계 온라인 광고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마존은 구글에 없는 엄청난 양의 상품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면서 "온라인 광고 시장에 진출하면 막강한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구글은 아마존이 주도하는 클라우드 시장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아마존은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34%를 차지하며 지난해 174억5900만달러(약 19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구글은 점유율 5%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3위 업체이다. 구글은 지난 1월 "3개의 대륙 간 해저케이블을 새로 설치하고 전 세계 5곳에 데이터센터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에만 300억달러(약 32조50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자해 아마존에 치명타를 입히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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