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방선거 D-100]거꾸로 기울어진 운동장..'범보수 연합' 변수될까

정제혁 기자 2018. 3. 4. 22: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한국당·바른미래당 간 서울·경기 ‘암묵적 연대론’ 등 솔솔
ㆍ정부 국정동력 시험대…민주당 승패에 개혁정책 성패 달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D-100일을 하루 앞둔 4일 경기 수원 영통구 직녀광장에서 경기도선관위 직원들이 6·13 지방선거를 홍보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중간평가에 해당하는 6·13 지방선거가 4일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임기 중반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 보수 재건과 전열 재정비를 꾀하는 자유한국당, 독자적 생존 기반 확보와 대안정당 발돋움을 노리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간 물러설 수 없는 ‘100일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집권 중반기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임기 중반은 적폐청산과 경제민주화 등 개혁정책이 제도개혁으로 결실을 맺어야 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전체 임기의 성패와도 직결된다.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민심으로 여소야대 돌파’라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만큼 여당 승리는 정부 개혁정책에 대한 민심의 지지로 해석될 수밖에 없고, 여론 압력에 직면한 야당들은 제도개혁 요구를 외면하기 힘들어진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탄핵’과 조기 대선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다. 그런 만큼 ‘정상적 조건’에서 민심의 추가 어느 쪽에 기울어져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 성격도 있다. 민주당이 승리하면 ‘박근혜 탄핵’ 이후의 범진보 우위 구도가 지속화·공고화하는 징표로 볼 수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2020년 총선 승리, 2022년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셈이 된다.

반면 민주당이 패하면 정부 개혁정책은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여소야대 벽에 막혀 제도개혁이 더딘 터에 민심마저 등을 돌리거나 야당 ‘견제론’에 힘을 싣는 결과가 나올 경우 정부·여당은 야당 입장을 상당 부분 반영하는 쪽으로 국정운영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다.

한국당에 이번 지방선거는 ‘재건이냐, 몰락이냐’를 가르는 분수령이다. 승리할 경우 116석 제1야당 위상에 걸맞은 입지를 확보해 정권 견제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홍준표 체제’가 안정되면서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을 준비할 수 있다. 반면 패배하면 ‘홍준표 체제’는 밑동부터 흔들리게 된다. ‘기조적 몰락세’가 확인된 만큼 당의 ‘지속 가능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고, ‘보수의 재구성’을 둘러싼 범보수 진영의 진통도 불가피하다.

바른미래당은 범보수 대안정당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핵심은 한국당 대체재로 인정받는 것이다.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 중도층 밀집 지역인 수도권, 과거 국민의당 지역 기반이던 호남 성적표가 바로미터다. 성공하면 여소야대 4당 체제의 캐스팅보터 역할에 힘이 실리고 안철수 전 대표, 유승민 공동대표 역시 입지를 세울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정계개편 압력 속에 당은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게 된다. 민평당 역시 지역 기반인 호남에서 패배할 경우 독자 생존이 쉽지 않다.

이번 지방선거 변수 중 하나는 선거연합이다. 주목되는 건 과거 범진보 진영의 화두였던 선거연합이 이번에는 범보수 진영에서 주로 제기된다는 점이다. 한국당·바른미래당 간 서울(안철수)·경기(남경필) ‘암묵적 연대론’이 단적인 예다. ‘박근혜 탄핵’과 정권교체 이후 범진보 우위의 ‘거꾸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