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 휴지통 없애니 청소노동자 '진땀', 왜?

정동훈 2018. 3. 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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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공중화장실 휴지통에 쌓인 오물과 쓰레기가 위생상 좋지 않기 때문에, 깨끗한 화장실을 만들자는 취지로 정부가 올해부터 공공화장실의 휴지통을 없앴습니다.

그런데 변기가 자주 막히는 바람에 청소노동자들은 더 난감해졌다고 합니다.

정동훈 기자가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하루 30만 명이 오가는 서울역의 공중화장실.

5명으로 100여 칸의 화장실을 청소하려면 하루종일 쉴 틈이 없습니다.

"여기도 가고 저쪽도 가고 동서남북…"

[청소노동자 A] "휴지통 있을 때는 거기다가 갖은 쓰레기 갖다 집어넣고… 말도 못했어요."

하지만 휴지통이 사라지자 더 곤혹스러운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변기가 막히는 겁니다.

[청소노동자 B] "(변기물이) 넘쳐 버리면, 여기저기 다 흘러나와요. 이제 저걸로 뚫어야 돼요. 바닥은 닦아야죠."

다른 역도 사정은 마찬가지.

바쁠 때는 역무원들도 화장실 청소에 나서야 합니다.

[역무원] "만날 '뚫어 뻥' 저도 뚫어야 돼요. ("대책은 없으세요?") 일일이 와서 관리하는 수밖에 없죠. 그때마다 '뚫어 뻥'하고…"

서울지하철 1~4호선 화장실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휴지통을 없애자, 변기 막힘 건수가 세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청소노동자 A] "집에서 가져온 물티슈를 많이 쓰세요. 물티슈는 전혀 안 녹거든요."

물에 잘 안 녹는 휴지 때문이라는 건데, 실험을 해 봤더니 물속에서 두루마리 휴지는 28초가 지나서 완전히 풀렸고, 미용 휴지는 110초가 걸렸고, 물티슈는 3분이 넘어도 풀리지 않았습니다.

[문병근/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연구원] "물 풀림성이 좋지 않은 미용티슈와 물티슈를 변기에 투입했을 경우, 변기 막힘을 유발할 수도 있겠습니다."

쉽게 막히는 변기의 구조도 문제.

[신원식/양변기 제조 업체] "완전히 꼬부라진 형태잖습니까. (내용물이) 여기 코너를 돌면서 막힐 수 있는 확률이 큽니다."

변기 배관이 설치되는 건물 바닥이나 천장의 두께가 얇다는 것도 막힘의 원인입니다.

[한무영/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배관의) 경사도도 완만하게 하다 보니까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변기가)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화장실에서 휴지통을 없애는 추세에서 달라진 화장실 문화에 적응할 때까진 이런 불편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정동훈기자 (jd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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