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 이원근 "일할 때 가장 행복해, 계속 도전할 것" [인터뷰]

이채윤 2018. 3. 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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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근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이원근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이원근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채윤 기자] "'도전 정신이 있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데뷔한 배우 이원근. 그는 tvN 드라마 '굿와이프', KBS2 '추리의 여왕', '저글러스'와 영화 '그물'(감독 김기덕), '여교사'(감독 김태용) 등을 통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충무로가 기대하는 라이징 스타로 발돋움했다.

데뷔 이후 계속해서 변화를 꿈꾸던 이원근은 8일 개봉하는 영화 '괴물들'(감독 김백준·제작 케이프로덕션 버티고필름 플로우식스)을 통해 또 다른 변신에 나선다.

'괴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해야 하는 소년과 원하는 건 어떻게든 가져야 하는 소년, 그리고 그 두 소년 사이에 있는 천진난만한 소녀,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10대들의 권력과 폭력의 비극을 그린 영화다.

이원근은 극 중 살아남기 위해 괴물이 되어버린 소년 재영 역을 맡았다. 재영은 교내 1인자 자리를 거머쥔 양훈(이이경)의 타깃이 되어 집요한 폭력을 당하고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인물.

이원근은 학교 폭력 피해자 역을 맡은 것에 대해 부담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괴롭힘을 당하거나 맞는 장면을 찍을 때면 어김없이 악몽을 꾸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감정이 급변하니까 한시도 마음을 편하게 둘 수 없었다. 소리 지르면서 울다가 촬영 끝나고 숙소에 돌아가서 대본을 보면 또 다음날 우는 신이 있다. 그걸 보면 스트레스가 너무 컸다"고 말했다.

또 이원근은 마른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폭력 피해자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3kg 정도 감량했다. 연약하게 보이길 바랐기 때문.

이원근은 "감독님과 '캐릭터가 외적으로 연약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구상했다. 시선 처리 또한 어느 날 내가 키우는 강아지가 간식 앞에서 눈치 보는 것을 보고 강자에게 꼬리를 내리고 눈치를 보는 것으로 설정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괴물들'은 평범해 보이는 고등학생 재영의 일상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교폭력에 대해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하게 그린다. 최근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만큼 이원근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는 "처음에는 학교폭력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영화를 촬영하고 나서 문득 어른들이 너무 이 문제에 대해 방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은 '힘들다' '도와달라'라고 말 못 한다. 또 도움을 구하는 방법도 모른다. 어른들이 먼저 손 내밀어서 '힘든 건 없냐' '학교 생활 어떻냐' 등을 물어보면 말할 아이들이다. 어른들이 먼저 다가서지 않는 이상은 정말 해결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이원근은 '괴물들'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학교폭력의 경각심을 심어주고 피해자들의 아픔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게 됐다.

이원근은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깨닫게 하고, 성인에게는 내 학창 시절을 돌아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서 '괴물들'에 매력을 느꼈다"며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아서 청소년들이 영화를 관람하는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 하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의 본질을 흐리지 않았기 때문에 고생한 보람이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학창 시절 이원근은 평범한 학생이었다.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기술을 배우고 공무원 취직을 꿈꿨다. 하지만 우연히 현재의 소속사 대표를 만나 배우의 길로 접어들면서 벌써 6년 차 배우가 됐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에 대해 알아가고, 경험을 넣고 싶은 욕심 때문에 연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연기가 예전보다 더 안 된다. 그래서 연기를 하면 할수록 더 어려운 것 같다"며 "어느 순간 미로로 빠지는 것 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연기 욕심이 가득했기에 했던 고민이었다. 그는 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밝히며 매 작품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원근은 "돈을 벌어서 행복한 게 아니다. 고민하고 무언가를 해나가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행복하다"며 "현재의 내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힘들더라도 매 작품마다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조금이라도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무엇보다 그는 '도전정신이 있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태해지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 시청자나 관객분들이 보셨을 때 '저 배우가 욕심을 갖고 열심히 하려고 하네' '도전정신이 멋있다' 또는 '변화가 무쌍하고 좋은 마스크와 개성을 갖고 있구나'라고 하면 그건 배우로서 가장 큰 칭찬이 아닐까 싶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채윤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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