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평화의 소녀상' 3.1절에 갈 곳을 잃다
[오마이뉴스 하정호 기자]
제99주년 3·1절인 2018년 3월 1일 오후 3시경 홍대 정문 앞은 많은 사람들과 취재진들로 떠들썩했다.
그 이유는 자칭 '서울시 마포 평화의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 주최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홍익대학교 정문 옆 공원에서 열고자 했던 '마포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때문이었다.
앞서 총학생회는 "소녀상은 민족적, 역사적, 도덕적 감수성에서 설치되어야 마땅하며, 이를 홍익대학교 학생회가 지지해야 하는 것은 맞으나, (중략) 좁은 학교 부지와 홍문관이 바로 학생들의 학습공간이라는 점에 대해서 걱정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라며 설치 이후 친일 세력의 집회, 반달리즘(문화재 파괴행위) 등으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등을 우려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였다.
이어서 "홍대 근처 제3의 장소 설치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추진위원회에 전달했었다"면서 학교측의 설치 반대 의견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특히 일본인 학우들 때문에 설치할 수 없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올바른 역사적 인식의 부재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며 학교 측의 의견을 비판했다. 또한 "과거를 외면하고 진취적이고 올바른 역사 인식의 제고를 막아서고 있는 현실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학교 측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였다.
총학생회는 추진위원회와의 이전 협의에서 설치 장소 대안으로 마포구의회 앞을 논의하고 마포구의회 의장에게 전달하였으나 마포구 의회는 구성원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만 하며 사실상 방관만 했다고 이를 비판하기도 하였다.
이봉수 의원은 "학생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고 학생들이 다시 정해서 같이 행동했으면 좋겠다 하니까 같이 함께 하겠다"라며 제막식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막식이 연기된 이상 앞으로 학생들과 주민들의 의견들을 포용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구의회 앞 설치에 대한 의견을 묻자 "거기는 민의의 장소이기 때문에 더욱 좋다" 라며 구의회의 의견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는 "구의회의 의원 18명 가운데 9명이 공동으로 (소녀상 설치) 지원 발의를 했다"고 밝혔다.
상암동 일본인 학교 앞에 복원된 일본군 관사 옆에서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서는 일부 상인들의 반대로 밀려나 홍대 정문 앞까지 오게된 '마포 평화의 소녀상'.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민족 저항의 의미를 기억해야 할 3.1절에 '마포 평화의 소녀상'이 갈 곳을 잃고 빛을 보지 못하게 돼 지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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