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 멸종 39년만에 313마리로 증식.. 4월 야생에서 만난다

박영수 기자 2018. 3. 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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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자연 방사 예정인 따오기들이 2일 경남 창녕군 유어면 우포따오기복원센터 내 관람케이지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창녕군청 제공

- 창녕군, ‘복원 성공’ 20마리 우포늪에 방사 추진

2008년 中서 암수 1쌍 도입

복원센터 건립 등 198억 투자

폐사 위기 등 한때 시련 겪어

매년 개체수 급격히 늘며 안착

현재 방사장서 야생 적응훈련

韓·中합작으로 완벽하게 성공

양국관계 경색 해빙역할 기대

지역 관광 활성화도 도움될듯

천연기념물 제198호 및 멸종위기종 2급인 ‘따오기’가 복원돼 오는 4∼5월 야생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지 39년, 중국에서 한 쌍이 도입된 지 9년 6개월 만이다. 야생 방사되는 따오기는 환경 깃대종으로 경남 창녕 우포늪 주변에 서식하며 청정농산물 브랜드 가치 상승 및 관광자원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중국에서 들여와 ‘한·중 합작’으로 복원된 만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여파로 냉각된 한·중 관계를 해소하는 데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와 창녕군은 2일 따오기 방사 시기를 협의하고 있으며 다음 주쯤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일부 조류전문가들이 먹이가 부족한 시기에 방사할 경우 생존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4∼5월 방사를 고려하고 있다. 방사 행사에는 복원용 따오기를 보내준 중국 임업국 관계자들이 초청될 것으로 알려졌다. 창녕군 관계자는 “한·중 간 외교관계가 일부 경색된 부분이 있지만, 따오기가 한·중 관계의 긍정적인 외교사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군은 현재까지 복원한 따오기 309마리 중 지난해부터 야생 적응 방사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20마리를 방사할 계획이다. 현재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는 복원을 위해 중국서 들여온 따오기 4마리를 포함해 총 313마리가 관리되고 있다. 군은 방사될 따오기들이 안전하게 먹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우포늪 주변에 논 습지 22㏊를 확보해 둔 상태다. 따오기는 철새지만, 복원 및 야생 방사에 성공한 중국과 일본 사례를 볼 때 방사하더라도 멀리 이동하지 않고 우포늪 주변에서 서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은 1차 방사를 한 뒤 따오기들의 적응 상황 등을 면밀히 조사해 추가 방사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야생 따오기는 1979년 판문점 인근 대성동에서 마지막으로 관찰된 후 멸종됐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따오기 개체 수가 감소하자 복원에 나서 각각 1986년, 2000년 인공부화에 성공했다. 창녕군의 따오기 복원은 2005년 우포늪에 따오기를 복원하자는 민간단체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군은 그해 따오기 복원 중심지인 중국 산시(陝西)성 양(洋)현을 방문해 따오기 복원의 불씨를 지폈다. 군은 따오기 복원 의사를 경남도와 정부에 전달했고, 마침내 2008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따오기 한 쌍을 기증하겠다고 밝혀 같은 해 10월 17일 전세기로 양저우(洋洲)와 룽팅(龍亭) 1쌍을 들여왔다. 중국 전문가 2명도 함께 입국해 우포늪에 1년가량 상주하며 따오기 복원 기술을 전수했다.

한 쌍만으로 시작된 따오기 복원은 쉽지 않았다. 양저우와 룽팅이 2009년 낳은 알에서 2마리를 부화했고, 이듬해도 2마리를 부화했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들이 떠난 2010년 암컷 룽팅이 한동안 먹이를 먹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아 폐사 위기까지 갔다. 다행히 국내 조류전문가들을 동원해 치료에 매달려 한 달 만에 어렵게 기력을 회복시켰다. 매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유행해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차단막을 설치하고 애지중지 키워야 했다. 이렇게 갖은 시련을 겪으며 추진된 따오기 복원사업은 2013년까지 매년 2∼8마리를 부화시키며 더디게 진행됐다. 그러다 증식 기술이 점차 쌓이면서 2014년에는 29마리, 2015년 38마리, 2016년 77마리, 2017년 142마리로 해마다 급격히 개체 수를 늘리며 지금은 안착 국면에 들어섰다. 근친교배를 막기 위해 2010년 중국에서 추가로 진수이(金水)와 바이스(白石) 수컷 두 마리를 도입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현재 국내 따오기 복원 기술은 중국·일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벽하게 확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오기 복원사업의 중심인 우포따오기복원센터(2만9552㎡)는 창녕군 유어면 우포늪에 있다. 센터는 연구관리동, 검역동, 번식케이지, 관람케이지, 부화동, 방사장 등을 갖추고 있다. 현재까지 복원센터 건립과 복원사업에 198억 원이 투입됐다. 장마면에 위치한 장마분산센터에는 번식케이지에 160여 마리가 관리되고 있다. 따오기 야생적응 방사장(높이 20m·면적 3000㎡)에선 방사를 앞두고 현재 20여 마리가 비행·사냥, 농기계 및 자동차, 사람 알아보기, 사회성 등 적응훈련을 받고 있다.

군은 야생 방사에 앞서 지난해 9월 일본 따오기 전문가들을 초청해 컨설팅을 받았다. 일본 전문가들은 “야생 방사한 따오기가 자연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서식지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 노력이 필요하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 보호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2008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따오기 254마리를 야생에 방사했지만 살아남은 따오기는 129마리로 생존율이 절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따오기를 방사하더라도 1∼2년간 성공률은 3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방사 후 서식 패턴 분석 등의 과정을 거쳐 2∼3년이 흘러야 자연 부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야생 방사 성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환경 깃대종인 따오기는 산업화에 따른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 농약 사용 등 환경오염 등으로 멸종됐다는 측면에서 복원 및 야생 방사는 청정이미지 회복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군은 복원된 따오기가 우포늪 주변에 서식하며 잘 적응하고 자연적으로 개체 수를 늘려 가면 창녕이 환경오염을 극복한 청정지역의 메카로 자리 잡아 지역관광 및 농산물 판로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녕=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따오기는…

황새목 따오기과로 몸길이는 75㎝, 날개를 폈을 때 길이는 140㎝ 정도 된다. 평균 수명은 30년 전후다.

몸은 흰색이고 뒷머리에 긴 관우(冠羽)가 있다. 등쪽은 독특한 연홍색을 띤다. 특히 얼굴과 다리는 붉고, 길게 아래로 굽어진 부리는 검은색이지만 끝만 붉은 게 특징이다.

소나무나 활엽수 가지에 둥지를 틀며 2∼6월에 번식해 한 번에 3∼4개의 알을 낳는다.

주로 작은 집단을 이뤄 논, 하천, 저수지, 호수 등의 물가에서 민물 게, 개구리, 우렁이, 미꾸라지, 작은 물고기, 수생곤충을 사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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