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후 2억년, '우주의 새벽' 단서 발견

김진호 기자 2018. 3. 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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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탄생의 순간, 빅뱅에서부터 최초의 별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시기를 일컫는 '우주의 새벽'에 대해선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이때부터 빛이 퍼쳐서 우주가 밝아졌고, 이로부터 약 5000만년에서 1억년의 시간이 흐르며 가스가 밀집된 곳에서 중력이 생기며 별이 탄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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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탄생의 순간, 빅뱅에서부터 최초의 별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시기를 일컫는 ‘우주의 새벽’에 대해선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빅뱅 이후 약 40만년이 지났을 때까지 우주는 어둠의 세계와 같았다. 수소안개로 가득차 빛이 퍼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빛이 퍼쳐서 우주가 밝아졌고, 이로부터 약 5000만년에서 1억년의 시간이 흐르며 가스가 밀집된 곳에서 중력이 생기며 별이 탄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초로 탄생했던 별은 어디에 있을까? 거기서 나온 빛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을까? 아쉽게도 최초의 별은 망원경 탐지 범위 밖에 위치해 있어 누구도 직접 관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당시 별이 쏘아보냈던 신호, 빛의 흔적은 우주 전체에 남아 있다.

빅뱅부터 우주의 진화과정을 나타낸 모식도-Arizona State University

초기 우주의 별에서 나온 짧은 파장의 자외선은 주변의 수소안개 속 수소원자의 에너지 상태를 바꿨고 긴 우주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그 파장이 21cm정도의 마이크로파 수준으로 길어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빛은 우주 전체에 고르게 퍼져있다는 점에서 ‘우주 배경 복사(Cosmic microwace background)’라 불린다.

최근 현재까지 발견된 우주배경복사 중 가장 오래된 시점의 초기 우주에서 발생한 빛의 흔적이 포착됐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지구및우주탐사과 주드 보우만 교수팀은 사막에 설치한 작은 안테나를 이용해 발견한 신호를 분석, 빅뱅 이후 1억 8000만년이 지난 초기 우주의 별에서 나온 빛의 흔적임을 확인했다고 28일(현지시각)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서호주에 위치한 마이크로파분석장치-Arizona state University

연구팀은 서호주에 위치한 머치슨 라디오 천문관측소(MRO)에서 마이크로파분광계를 이용해 우주 배경 복사와 같은 파장대의 모든 마이크로파를 12년간 찾아왔다. 마이크로파 분광계는 일반 FM라디오 전파나 TV전파를 수신하는 장치처럼 수신한 전파를 증폭해 디지털 코드로 바꾸는 장치로, 고도로 정밀하게 교정된 것을 우주 신호 분석에 사용하고 있다.

초기 우주는 지금보다 매우 작은 크기였다. 좁은 공간에 모여있기 때문에 수소 가스의 밀도가 높았고 우주가 본격적으로 팽창하기 전까지는 수소끼리 훨씬 자주 충돌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때 최초의 별들에서 나온 빛은 수소안개 속 원자에 흡수돼 원자에너지준위를 흥분케 했고, 그 흔적은 우주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하늘에 있는 모든 마이크로파는 각기 다른 우주의 시간대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보우만 교수는 “이때의 빛은 초기 우주에서 생긴 최초의 별뿐 아니라 블랙홀과 은하의 형성과 진화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번에 발견한 빛보다 더 오래된, 태고의 빛을 발견할 거란 보장은 없다”이라고 말했다.

이 신호의 특징을 연구하면 초기 우주에서 일반 물질과 암흑물질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근거를 찾을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보우만 교수는 “이 신호를 분석한 결과 초기 우주의 가스들이 지금 통설보다 두 배 이상 차가웠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진 초기 물질 생성 과정 가설은 초기 우주에 있던 일반물질인 중립자(베리온)가 암흑물질과 상호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뺏겼다고 보고 있다. 이때 빼앗긴 에너지의 양이 생각했던 것보다 컸을 수 있기 때문에 온도가 지금 생각보다 두배 이상 차가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그 동안의 분석이 잘못됐거나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물리 상태의 첫 증거 일 수 있다”며 “보다 심도있는 분석과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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