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가 꿈꾼 나라, 3.1운동이 촛불"..文 정통성 논란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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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담긴 핵심 메시지는 '역사 바로 세우기'다.
"잘못된 역사를 우리의 힘으로 바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독도에 대해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이라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문 대통령의 기념사는 청와대와 관계부처 협의 하에 결정됐다"며 "3·1절이란 행사의 성격이 감안된 것이고 위안부 합의와 별개로 인권과 정의의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겠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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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담긴 핵심 메시지는 ‘역사 바로 세우기’다. “잘못된 역사를 우리의 힘으로 바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을 직접 겨냥했고 ‘이승만’ 대신 ‘김구’를 언급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촛불을 연결했다. 건국절 논란을 잠재우며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日 제국주의 침략 반성 거부" =역사 바로 세우기의 첫 대상은 일본이다. 문 대통령은 독도에 대해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이라고 했다. 최근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하는 일본 정부를 향해선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거론했다. 위안부를 "전쟁 시기에 있었던 반인륜적 인권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일본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인권범죄'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부인할 수 없지만 잘못된 매듭을 풀어나가겠다"고 언급한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 때보다 더 강도높은 발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위안부 합의와 관련 "1㎜도 움직일 수 없다"며 합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못박은 것이기도 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문 대통령의 기념사는 청와대와 관계부처 협의 하에 결정됐다"며 "3·1절이란 행사의 성격이 감안된 것이고 위안부 합의와 별개로 인권과 정의의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겠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즉각 반응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2015년 한일 합의에서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했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일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극히 유감"이라며 "한국 측에게 외교 루트를 통해 즉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승만 대신 김구…임시정부 법통 강조 =국내 차원에서의 역사 바로 세우기도 강조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인 2019년이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임을 분명히했다. 보수 진영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내세우는 것과 달리 안중근·윤봉길 의사와 유관순 열사 등을 "건국의 아버지와 어머니"라고 칭했다. "김구 선생이 꿈꾼 문화강국"을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광복 후 정부수립,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주권재민' 정신의 정통성에 힘을 줬다. 문 대통령은 "3·1운동이라는 이 거대한 뿌리는 결코 시들지 않는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는 이미 국민들 마음 구석구석에서 99년 전부터 자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정통성 속에서 통일의 당위성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3.1운동 정신의 연장선 상에서 광복 100주년(2045년)까지 한반도에 평화 및 경제공동체를 완성해야 한다고 대국민 제안을 했다. 광복, 경제발전, 민주화를 달성해낸 역사를 바탕으로 "우리 스스로 평화를 만들어낼 역량이 있다. 한반도의 평화가 국민의 힘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연설에서 '북한'은 직접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최근 남북 화해무드와 무력도발 공백기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3·1절 기념사에서 북핵 고도화와 김정남 피살사건 등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북한 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했던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6년 3·1절 기념사도 북핵문제의 위협과 그 대응방안에 가장 큰 비중을 뒀었다.
최경민 박소연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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