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10명 중 6명은 과거 5년간 직장 내서 폭행, 모욕 등 신체적·정신적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담창구는 미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지난해 8월 30인 이상 사업체에 종사하는 만 20세 이상∼50세 미만 근로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내 괴롭힘 실태 조사’ 결과, 과거 5년간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66.3%에 달했다고 1일 밝혔다.
성별로는 남성(68.2%)이 여성(64.3%) 보다 직접적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 비율이 더 높았다.
소득이 낮을수록 더 큰 피해를 입었다. 평균 가계소득에 따른 피해 경험률은 월 200만원 미만인 경우 74.0%였다. 그러나 소득 규모가 늘면서 점차 줄어 700만원 이상은 59.9%까지 떨어졌다.
가장 최근에 당한 괴롭힘 유형으로는 ‘정신적인 공격’(24.7%)이 가장 많았다. 협박·명예훼손·모욕·폭언 등이다. 업무 외적인 일과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는 등의 ‘과대한 요구’(20.8%), 소외·무시 등 ‘인간관계에서의 분리’(16.1%)가 뒤를 이었다.
과거 5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간접 경험(목격·상담)했다는 응답은 80.8%에 달했다.
가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7.4%로 나타났다. 이들 중 34.5%는 회사가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고 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일상화됐지만 자문할 제도적 장치는 미비했다. 응답자 40.1%는 “상담 창구가 설치돼있지 않다”고 답했고 14.5%는 “그런 게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근주 한국노동원 연구위원은 “조사 결과 한국의 직장 내 괴롭힘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정부가 우선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자율적 규제를 유도한 뒤 지속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입법을 추진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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