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달수·박재동 "용서 구한다".. 최용민·김태훈도 드러나

강주화 황인호 권준협 기자 2018. 3. 1.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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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런 적 없다고 밝힌 점,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다”
최 “피해 본 모든 분께 사과” 김, 세종대 교수직 사퇴 의사… 박병수 교수도 가해자로 지목
피해자 16명, 이윤택 고소

문화예술계에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번지면서 배우들이 잇따라 성추문에 휩싸이고 있다. 그동안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던 배우 오달수는 제기된 의혹들을 사실상 인정했으며, 사회 각 분야에서는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오달수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일어난 일련의 일들은 모두 나의 잘못”이라며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댓글로 성추행 사실을 고발한 익명의 피해자와 전날 TV에 나와 오달수의 성추행을 폭로한 연극배우 엄지영씨에게도 각각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부인한 것에 대해서는 “(폭로된) 내용과 내 기억이 조금 다른 것이 사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인하고 싶었고,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그런 적이 결코 없다고 입장을 밝힌 점에 대해서는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던 배우 최용민도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최용민은 “옳지 않은 언행으로 피해를 본 모든 분께 머리를 조아려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 교수직을 사퇴하고 모든 연기 활동도 중단한다”고 말했다.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들은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김태훈 교수와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박병수 겸임교수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영화예술학과 교수들은 “김 교수는 교육자로서 품위를 상실했고, 박 교수는 앞으로 본 학과의 강단에 서게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건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학생 인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대는 피해가 사실일 경우 관련자를 직위해제할 방침이다. 박 교수는 과거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던 소설가 박범신의 아들이다.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시사만화가 박재동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재동은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고 피해자와 나를 믿어준 분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문화예술계 명사들의 성폭력 의혹은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여대생은 이날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유명 사진작가 로타가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온라인에는 드러머로 활동하는 유명 뮤지션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와 파문이 일었다.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는 고소도 이어지고 있다. 연극연출가 이윤택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을 변호하는 ‘이윤택 사건 피해자 공동 변호인단’은 이날 피해자 16명이 서울중앙지검에 이윤택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소장에는 피해자가 고소 등 처벌 의사를 표시해야만 성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 조항이 폐지된 2013년 6월 이후 사건도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101명으로 구성된 변호인단은 다음 주 초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고소인 중 일부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투 운동을 제도 개선으로 이어가기 위한 토론회도 진행되고 있다. 이선경 변호사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지방변호사회 주최 ‘문단 내 성폭력과 갑질 청산을 위한 토론회’에서 “단기적으로 성폭력 사건 진상을 조사하고 장기적으로 ‘비동의간음죄’를 신설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비동의간음죄란 강간죄 구성 요건을 ‘저항’이 아니라 ‘동의’로 바꾸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처벌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가해자의 성추행 등 성폭력 사실이 명백하고 피해자가 공익을 위해 그 사실을 폭로한다면 명예훼손도 무고도 아니다”라면서 “고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미투’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예로 최영미 시인이 발표한 시 ‘괴물’을 들었다. 이 변호사는 “고은의 성추행이 사실이고 그 폭로가 고은을 비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 여론을 환기시키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예술계 특정 인사에게 ‘문화권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공공 부문 지원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성미 시인은 “문단이나 공연계에서 성추행 등 성폭력이 일어나는 이유는 소수 인사에게 지원금과 지면을 배분하기 때문”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문예 지원금 등을 주요 문학 출판사 문예지가 아니라 작가 개인에게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주화 황인호 권준협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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