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까지 흘리며..박근혜 국선변호인단 '열정 변론' 왜?
첫 변론부터 질문 100여개…세간 예상 뒤집어
박승길 변호사는 최후변론하며 울먹이기까지
"박근혜 심복인 유영하 변호사보다 더 열심"
前 동료 "예전부터 변론 열심히 하기로 유명"
"'철저히 朴 입장에 서야 한다' 계속 자기암시"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박근혜(66) 전 대통령 '국정농단' 국선변호인단의 변론이 화제다.
이들은 국선변호인으로서 단순히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원론적 수준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선 '원조 친박'이라 불릴 정도로 박 전 대통령의 심복으로 통하는 유영하(57·24기) 변호사보다 변론을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평한다.
이 같은 장면의 절정은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결심공판에서 나왔다.
박승길 변호사(43·여·39기)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30년, 벌금 1185억원을 구형하자 '눈물의 최후변론'을 펼쳤다.
박 변호사는 최근 끝난 평창동계올림픽을 거론하며 "박 전 대통령이 수년 간 올림픽 준비를 하면서 비용, 시설 문제 등을 고민했고 우리 문화와 과학기술을 세계에 알릴 기회로 여긴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마음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울먹이면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일이 박 전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했던 모든 일까지 없던 것으로 치부하고 감옥에 가두고 평가하지 않아야 가능하다는 것이냐"며 "실수가 있었더라도 대통령으로서 불철주야 노력한 점,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은 점을 부디 감안해 판결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의뢰인으로부터 큰 돈을 받는 사선변호인도 아니고, 재판부 직권으로 선임된 국선변호인이 변론을 하면서 우는 건 보기 힘든 모습이다.
이날 국선변호인단 최후변론은 오후 2시37분께 조현권(63·15기) 변호사를 시작으로 6시53분에야 끝났다. 스스로 밝힌 예상 소요시간인 3시간을 1시간 이상 넘겼다. 3시간도 지난 21일 당초 2시간이라고 재판부에 알렸다가 이날 오전에 변경 공지한 것이다.
앞서 오후 2시5분께 시작해 불과 30분 만에 끝난 검찰 최종의견 및 구형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28일 국선변호인 체제 첫 공판 증인신문에서부터 100개에 가까운 질문을 쏟아내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아무리 요즘 국선이 형식적 변론만 하던 옛날 같지 않고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인 사건이라고 해도 이 정도로 열심히 할 줄은 몰랐다"며 "좀 심하게 말하면 아무 것도 안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고 언급했다.
과거 수년 간 조 변호사, 박 변호사, 남현우(47·34기) 변호사와 중앙지법 전담 국선변호인 동료였던 한 변호사는 "세 사람은 예전부터 일을 열심히 하기로 유명했다"며 "모르는 이들은 박 전 대통령 국선변호인들의 변론 모습을 보고 의외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반대이다. 피고인이 누구든 변론을 소홀히 하는 게 오히려 의외인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남 변호사는 사건을 맡게되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치밀하게 변론을 준비하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또 "박 변호사는 아마 박 전 대통령 사건이 맡겨진 순간 '난 철저히 박근혜 입장에 서야 한다'고 끊임없이 자기암시를 했을 것"이라며 "굉장히 순수하고 감성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타인 입장에서 봤을 때 '괴짜' 기질도 좀 있다. 어제 울었다는 기사를 보고 다른 사람들은 좀 황당해했겠지만 나는 바로 '아, 박 변호사니까 충분히 이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국선변호인단은 의욕적 변론을 하는 와중에 종종 무리수를 펼치기도 했다.
일례로 국선변호인단은 지난달 4일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금춘수(64) 한화그룹 부회장에게 "비정규직 인력들의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정부 정책에 부응하려는 취지가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를 통해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이나 정규직 전환 행위나 똑같이 정부 정책 기조에 따른 행위라는 주장을 펼치려 한 것이다.
하지만 한화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인이었던 2013년 1월말에도 계열사 소속 호텔·리조트 서비스인력 등 비정규직 2043명을 정규직으로 일괄전환한다고 밝히고 같은 해 3월에 실제로 시행했다. 이는 당시 대대적인 언론 보도까지 있었다.
금 부회장도 이를 설명하며 "정부 정책과 관계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af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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