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 세월호 선조위원장 "객관적 진실에 접근 중"

네덜란드 에데 = 이용우 시사저널e 기자 2018. 2. 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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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서 가진 세월호 2차 모형 실험에 참석.."8월경 결과 발표할 것"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이하 선조위)의 네덜란드 현지 2차 세월호 침수 모형실험이 마무리됐다. 그 사이 한국에선 세월호 선체 직립을 위한 첫 번째 단계인 부두와 수평으로 옮기는 작업이 끝났다. 모두 세월호가 인양되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한 일들이었다. 

이로써 인양 후 숨겨졌던 세월호의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는 중이다. 선조위가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MARIN)에 간 것도 인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인양 없이 객관적 증거 수집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선조위는 선체를 직접 보면서 증거를 수집하고 사실에 근거한 정보에 접근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을 가지고 마린 연구소에서의 실험을 진행했다. 

김창준 세월호 선조위원장도 네덜란드 현장에 있다. 1차 자유 항주실험 때는 세월호 직립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올 수 없었다. 그 일을 마무리하고 2차 실험부터 네덜란드 실험 현장에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을 보지 않고 보고서만 보면 차후에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며 “현장 분위기를 느끼는 것도 진실규명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을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이 선체 모형실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시사저널e 이용우

네덜란드 현지에서 직접 2차 침몰 모형실험을 본 소감은.

“1차 자유항주 실험 때부터 오려고 했다. 하지만 세월호 선체 직립 때문에 올 수 없었다. 자유항주 실험과 침수 실험 모두 중요하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급회전에 의한) 횡경사 발생과 침수에 의한 침몰로 볼 수 있다. 횡경사가 발생해도 침수가 없었다면 침몰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안에 복합적인 원인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마린 실험도 1차로 자유항주 실험과 2차 침수 모형 실험이 진행됐다. 사실 보고서만 받게 되면 현장성이 떨어진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다. 정리된 서류로만으론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을 선정하게 된 계기는.

“세월호 모형실험은 필수였다. 세월호의 증거들이 서로 모순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선체를 조사하더라도 사실을 다 밝히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모형실험은 필수라고 생각했다. 그럼 어디서 하느냐가 중요했다. 브룩스 벨이 처음 마린을 제안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했다. 모형 실험을 할 때 모형이 클수록 실험 결과가 더 정확하다. 그 이야기는 수조가 커야한다는 이야기다. 국내 수조보다 훨씬 큰 수조가 마린에 있었다. 또한 마린은 배와 관련해 명성과 전문성이 있었다. (2차 실험을 본 결과) 실험은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선조위가 예상한 침수 과정이 재현됐다. 그만큼 선조위 조사관들이 정확한 데이터를 적용한 것이다.” 

마린의 실험 결과가 국민에게도 공개되나. 

“종국적으로 공개된다. 마린 보고서는 4월 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 실험 결과가 나오면 선조위의 조사 방향이 나온다. 다만 선조위에서 불필요한 의혹은 피하자는 입장이다. 세월호 참사가 4년 지나면서 여러 의혹이 나왔다. 국가적 혼란과 분란이 야기됐다. 선조위 운영 방침은 팩트는 공개하되 해석은 최후 보고서에 담자는 것이다. 마린의 실험 결과는 해석에 가깝다. 피하고자 한 사전 공개가 될 우려가 있다. (선조위가) 8월쯤 조사 보고서를 내놓는다. 최종적으로 발표할 때 국민들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사고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큰 방향에서 보면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복원성 부족과 수밀성 유지 결여에 있다. 기계적 결함이나 조타 실수는 직접적인 사고 원인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럼 복원성이 부족하고 수밀성이 결여된 배가 왜 하필 그날 사고가 났느냐에 대해선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물론 외력 충격으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까지 나온 증거를 종합하면 외력에 의한 사고 원인 가능성은 낮지 않나 생각한다.”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에서 제작한 세월호 30분의 1 크기의 모형 모습. © 시사저널e 이용우

세월호 선체 직립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선조위의 선체 조사는 조타실·객실·화물창·기관구역으로 나뉜다. 배가 왼쪽으로 누워있다 보니 기관구역에 대한 조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기관실의 엔진 컨트롤 부분이 하늘에 붙어 있는 상황이다. 선체 조사에 추락 등 사고 위험이 생긴다. 접근성의 한계가 있다. 선체 직립은 조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미수습자도 찾아야 한다. 수색을 못한 곳이 있어 직립 후에 수색이 가능할 것이다. 선체가 직립되면 좌현도 보게 된다. 국민들 마음에 외력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서 좌현을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기존 세월호 조사 보고서와 선조위의 조사가 다른 점은?

“기존의 검경합동수사본부 등 세월호 보고서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하나만 가지고 작성됐다면, 선조위는 블랙박스 영상과 선체 조사를 통해 진실규명에 나서고 있다. 블랙박스는 굉장히 중요한 영상이다. 경사 시점과 각도, 해수가 들어온 위치 등 중요한 정보가 있다. 또한 선조위는 선체 인양 후 배를 자세히 조사하고 있다. 닫혀있어야 할 부분들이 대부분 열려있다는 점도 발견했다. 두 가지 새로운 사실들이 추가되면서 객관적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의 선조위 활동 계획은.

“선체 직립 후 세월호 조사와 수색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다. 가장 큰 문제는 선체 처리다. 이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고민되는 부분이 많다.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의 변칙과 편법도 조사해야 한다. 선조위 조사관들은 세월호 진실규명에 대한 의지가 충만하다. 단순히 일할 기회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선조위 조사관들은 내가 이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조사하고 있다.” 

네덜란드 에데 = 이용우 시사저널e 기자 sisa@sisajournal.com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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