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민 89% "성폭력 고발 '미투·위드유' 운동 지지한다"

박창욱 기자 2018. 2. 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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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진흥재단 설문조사 "미투 이어질 것 전망 64%"
(왼쪽부터) '성추행 논란'이 일어난 연극 연출가 이윤택·오태석, 배우 조재현, 뮤지컬 연출가 윤호진. © News1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국민의 89%가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나도 말한다)·'위드유'(함께 하겠다) 운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투 운동이 앞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비율도 64%에 달했다. 성폭력 문제의 본질이 '권력관계'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72%로 조사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민병욱)은 ‘미투’ 캠페인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50대 성인남녀 1063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19~22일 진행됐다.

우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투’ 및 ‘위드유’ 운동에 대해 얼마나 지지하는 지를 조사했다.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강력히 지지함' 32.8%, '지지하는 편임' 55.8% 등 조사대상의 88.6%에 달했다. ‘지지하지 않는다’와 ‘관심 없다’는 각각 5.5%, 5.9%에 머물렀다.

이하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강력히 지지한다는 비율을 기준으로 보면 여성이 38.6%로 남성 27.2%에 비해 11.4%포인트(p) 더 많았다. ‘미투·위드유’ 운동에 대한 참여 의사를 물어본 결과, 지지한다는 비율에 비해서는 14.2%p 적은 74.4%로 나타났다.

앞으로 ‘미투’ 운동이 어떻게 전개될 것 같은지를 조사한 결과, 동참하는 피해자들이 점차 늘면서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캠페인이 될 것 같다고 예측한 응답자들이 63.5%를 차지했다. '잠시 사람들의 관심을 더 받겠지만 일시적 유행처럼 지나갈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36.5%에 그쳤다.

성폭력 문제에 있어 본질을 무엇으로 보는지를 알아보고자 남녀관계 중심의 성차별 문제와 권력관계(상하관계) 문제 가운데 상대적으로 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하는 쪽을 택하게 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1.6%가 성폭력에 있어 권력관계 문제가 더 본질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의 성별에 따라서 차이가 관찰됐다. 남성의 경우 77%가 성폭력 문제의 본질을 권력관계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여성은 66%에 머물렀고 성차별 내지 남녀관계 문제를 고른 비율도 34%에 달했다.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라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본 결과, '가해자에 대한 징계와 처벌 강화'를 선택한 응답자가 36.5%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사건 발생 시 철저한 진상 규명'(16.9%), '피해자가 겪을 수 있는 2차·3차 피해 예방책 강구'(15.4%),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정서적 지지 문화 조성'(12.8%), '조직문화와 조직 내 소통방식 자체를 수평화·민주화하려는 노력'(11.9%) 등이 이었다.

'우리사회의 성폭력 문제가 어느 정도로 심각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 우리사회 성폭력 전반과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을 심각하다고 보는 비율이 각각 93.7%, 96.2%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성별에 따라 성폭력 문제를 ‘매우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에 있어 차이가 관찰됐다. 성폭력 전반에선 여성 63.7%, 남성 34.1%의 비율이었다.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은 여성 66.7%, 남성 45.2%였다. 다만 성폭력 전반 문제에서 권력관계에 따른 성폭력 문제로 넘어오면 성별에 따른 인식 차이가 29.6%p에서 21.5%p로 좁혀졌다.

언론재단은 이에 대해 "여성의 경우 성폭력 전반과 권력관계 기반 성폭력을 둘 다 비슷하게 매우 심각하다고 인식하는데 비해, 남성은 권력 관계에 의한 성폭력을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응답자의 연령대에 따라서는 성별에 의한 차이와는 조금 다른 경향이 관찰됐다. 성폭력 전반에 대해서는 연령대별로 매우 심각하다고 보는 비율에 있어 차이가 거의 없었던 반면, 권력관계에 의해 발생하는 성폭력은 매우 심각하다는 인식은 20대에서 62.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40대와 50대로 갈수록 그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였다.

이는 젊은 세대일수록 성폭력 일반에 비해 권력관계 기반 성폭력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힘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이러한 성폭력에 있어서 젊은층이 주로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민감도가 기성세대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미투’ 운동의 실효성에 관해 총 5개 항목을 제시하고 각각에 대한 동의 정도를 물었는데, 모든 항목들이 동의 비율 75% 이상으로 시민들이 ‘미투’ 운동의 효과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움’ 항목에 89.3% 응답자들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성폭력을 성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던 사람들에게 성인지 감수성을 높임’(84.4%),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정당한 처벌/징계로 이어짐’(80.7%) 등이 그 뒤를 따랐다.

‘미투/위드유’ 운동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지지하는 총 5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동의하는 정도를 조사한 결과, 4개 항목에 대해서 90%가 넘는 응답자들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폭력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가 61.7% 비율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들이 밝혀지고 그들이 정당한 처벌이나 징계를 받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서’(44.4%),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이미 공개한 사람들을 지지하거나 그들의 용기에 힘입어서’(39.8%) 등이 뒤를 이었다.

‘미투’ 운동을 통해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히는 사람들에 대해 응답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감정 가운데 가장 가까운 것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조사대상의 절대 다수인 73.1%가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해주고 싶다’를 택했다.

그 다음으로는 ‘피해를 당한 사실로 인해 안쓰럽다’(21.6%)가 뒤를 이었다. ‘그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라 생각해 좀 유난스러운 것 같다’와 ‘그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 생각해 좀 무모한 것 같다’를 고른 응답자는 각각 3.6%, 1.7%에 불과했다.

성별에 따라 피해자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조금 다른 것으로 확인됐는데, 여성(78.4%)의 경우 남성(68%)에 비해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해주고 싶다고 답한 비율이 10.4%p 더 많았던 데 비해, 남성(25.9%)은 피해를 당한 사실로 인해 안쓰럽다는 응답이 여성(17.2%)보다 8.7%p 더 높게 나타났다.

‘미투’ 운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에 관한 물음에 39.7%의 응답자가 잘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35.5%는 ‘들어봤고 대략 알고 있다’를 택했다. 14.7%는 들어는 본 것 같으나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2%는 들어본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요컨대 ‘미투’ 운동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던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75.2% 정도였다. 이러한 높은 인지도는 ‘미투’ 운동이 그만큼 일반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고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슈임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언론재단은 설명했다. 이번 언론재단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 포인트다.

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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