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리의 밥상인터뷰] 'DB 돌풍' 버튼 "농구 레전드? 내 꿈은 좋은 아빠"

나유리 2018. 2.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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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반의하며 뽑았는데 디온테 버튼은 원주 DB 프로미의 '심장'으로 거듭났다.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가 주축을 이룬 DB는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가 개막하기 전까지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그는 올스타전 MVP에 덩크왕까지 차지했고,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를 제치고 외국인 선수상 수상이 유력하다.

버튼을 DB 선수단 휴식일에 원주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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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유리 기자
정말 이 선수가 대학을 갓 졸업한 스물네살 청년이란 말인가?

반신반의하며 뽑았는데 디온테 버튼은 원주 DB 프로미의 '심장'으로 거듭났다.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가 주축을 이룬 DB는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가 개막하기 전까지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그랬던 팀이 '반짝 돌풍'을 넘어 시즌 내내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버튼의 엄청난 활약이 있기에 가능했다. 화려하면서도 영리한 플레이가 DB 농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올스타전 MVP에 덩크왕까지 차지했고,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를 제치고 외국인 선수상 수상이 유력하다.

농구 코트 안에선 웃는 모습을 보기 힘든데 코트 밖에선 분식집 라면에 치즈를 3장이나 넣어먹으며 웃는 20대일 뿐이다. 버튼은 "경기가 없는 날에는 그냥 집에서 비디오 게임 하는 게 좋다"면서도 "농구가 내 인생의 유일한 목표가 되는 것은 싫다"고 했다. 버튼을 DB 선수단 휴식일에 원주에서 만났다. 그가 좋아하는 라면과 김밥을 앞에 두고. 함께 자리한 김태형 통역은 "효심이 깊고, 가정적이고, 착하고, 순한 선수다. 굉장히 좋은 선수"라고 했다.

◇'DB'의 한국 생활

-한국에서 첫 시즌이다. 지금까지 생활은 어떤가.

▶미국과 다른 점이 많다. 음식도 다르지만, 농구 스타일도 많이 다르다. 하지만 좋다. 원주는 좋은 도시고, 팬들의 사랑도 뜨겁다. 내가 지내기에는 완벽한 도시인 것 같다.

-올해 겨울은 많이 추웠다. 한국 날씨에 적응 했나.

▶(웃음)나는 미국 위스콘신 출신이다. 그곳은 더 최악이다. 심지어 여름은 덥기까지 하다.

-외국인 선수로서, 가장 다르다고 느끼는 점이 뭔가.

▶물론 언어와 문화다. 나는 한국어를 못하고, 상대는 영어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 감독님이나 코치님들과 직접 깊은 대화를 할 수 없어 아쉽다. 그렇지만 한국인은 미국인보다 친절하고 매너가 좋은 것 같다. 코치님들도 정말 '나이스'한 분들이다. 또 한국 선수들이 키와 체격이 작은 것도 차이점이다. 미국에선 항상 팀에서 가장 작은 편(1m92.6)에 속했는데, 여기에선 큰 편에 속하지 않나.

-한국 음식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들었다.(버튼은 간장을 따로 달라고 부탁해 김밥에 찍어먹기도 했다)

▶정말 좋아한다. 한국식 고기 구이도 정말 좋아하고, 면 요리와 매운 음식도 좋다. 최근 원주에서 닭고기와 함께 면을 볶은 음식을 먹었는데, 정말 충격적으로 매웠다.(웃음) 경기 끝나고 스테이크와 밥을 많이 먹는다. 쌈장을 정말 좋아한다. SNS에 쌈장 사진을 올렸더니, 미국에 있는 친구가 '와 진짜 대박이야. 그거 너무 맛있어. 꼭 사와!'라며 난리를 쳤다. 알고보니 그 친구가 중국에서 지냈었는데, 그때 한국 친구들과 한식당에 많이 갔다고 한다. 미국집에 갈 때 많이 사가지고 가야할 것 같다. 우리 가족도 좋아할 것이다.

-한국에선 혼자 지내나.쉴 때는 주로 무엇을 하나.

▶가족은 위스콘신에 있다. 혼자 있다보니 연말이나 연휴 때 가끔 쓸쓸하기도 하지만, 큰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집에서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 같은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영화, 드라마를 본다. 그게 전부다. 나가서 노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자주 어울리지는 않는 편인가.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가끔 이태원에 가서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것이 거의 유일한 관광인 것 같다.(웃음) 아, 전주 한옥마을에 구경간 적이 있다.

사진=KBL
◇"한국행, 내 최고의 선택"

-가능성이 많은 어린 나이인데, 한국행을 선택했다.

▶여러모로 상황이 잘 맞아떨어졌다.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그때 내 결정을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가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그동안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살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다들 슬퍼하면서도 기뻐했다. 사실 미국 사람들은 남한과 북한을 헷갈려하는 경우가 많다. 몇몇 친구들은 내가 한국에 간다고 했더니, '위험하지 않아?'라고 하더라. 걱정하지 말라고, 다른 곳이라고 말해줬다.

-이번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또 DB는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이다.

▶흐름이 좋은 것 같다. DB는 굉장히 좋은 팀이고, 잘하고 있어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칭찬해 주시지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나는 승리하기 위해서 왔고, 증명해야 하는 선수다. 다른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크게 신경쓰거나 의식해서는 안 된다.

-시즌 초반에 라틀리프를 라이벌로 꼽았다.

▶처음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라이벌이 아닌 것 같다. 사실 초반에는 그와 관계가 썩 좋지 않았지만, 이제는 내게 큰 형 같은 존재다. 서로 대화를 하면서 오해를 풀었다. 지금은 그를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정말 좋은 농구선수다. 이제 라틀리프는 라이벌이 아니라 상대하기 힘든 선수다.

-라틀리프도 대학 졸업 후 곧바로 한국에 왔다.

▶라틀리프가 귀화를 했다는 걸 SNS를 통해 알았다. 한국 여권을 받았다고 자랑했더라.(웃음) 한국 피가 섞이지 않은 한국인으로 뛴다는 게 굉장히 놀라웠다. 멋진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올스타전에 출전해 2관왕에 올랐는데.

▶사실 MVP 발표 직전에 '외국인 선수는 MVP를 받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두(경민)가 '버튼, 네가 MVP야!'라고 했을 때 안 믿었다. 사회자가 처음 내 이름을 불렀을 때도 믿지 않았다. 그러다 진짜로 뽑혔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정말 행복했다. NBA 올스타전과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았다. 미국에서 올스타전은 그냥 게임이다. 선수들은 열심히 경기해서 팬들에게 보여주면 된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모두가 즐기고, 열심히 뛰면서 재미있는 것을 많이 보여주려고 한다.

-팀 동료들과 사이는 어떤가. 생일을 기념해 동료들이 핑크색 양말을 신었다.(유방암으로 어머니를 여읜 버튼을 위한 선수단의 깜짝 이벤트였다)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모르지만,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웃음) 나도 그들 모두를 좋아한다. 핑크 양말로 날 깜짝 놀라게 했다. 정말 행복했다. 대단히 의미있는 선물이었다. 우리가 같은 팀이고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윌리(박병우 별명)가 주도한 '서프라이즈' 선물이었는데,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다.

김주성(왼쪽)과 버튼. 사진=KBL
-동료 김주성은 은퇴를 앞두고 있는, '레전드' 선수다. 그와 함께 뛰면서 느낀 점이 있나.

▶우리가 그에게 줄 수 있는 최고 선물은 우승이다. 챔프전에서 우승한다면, 김주성 덕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는 모든 경기에서 많은 격려를 해주고, 도움을 주고, 동료들을 다독일 줄 아는 훌륭한 선수다.

-이상범 감독은 어떤가.

▶좋은 분이다. 내가 그동안 만났던 감독들 중에 최고의 '쿨가이'다. 감독님이 정말 좋다.(웃음)

-다음 시즌에 떠날까봐 걱정하는 DB팬들이 많다.

▶DB팬들은 최고다. 팬들의 함성을 들으면 가슴이 뛴다. 수 많은 생일 축하 메시지도 정말 고마웠다. 다음 시즌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돌아온다고 할 수도 없고,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할 수도 없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우리팀이 챔프전에 진출하는 것이고,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 팬 여러분들께서 걱정은 미뤄두고, 더 많은 응원을 해주시면 힘이 될 것 같다.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솔직히 농구 선수로만 살고싶지는 않다. 매일 최선을 다하겠지만, 농구가 내 인생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때문에 특별한 목표도 없다. 그저 행복한 가정을 꾸려 소박하게 사는 게 내 인생의 가장 큰 목표다.

원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사진=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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