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애학생 폭행교사 그대로 둔 교육청

2018. 2. 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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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장애학생을 때리고 폭언을 해 학교장 경고를 받은 특수교사를 계속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도록 방치해 피해 학부모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26일 서울 성동구 A중학교 자체 조사 결과와 피해 학부모에 따르면 이 학교 2학년 특수학급 담임 교사인 B 씨가 지난해 4월 옆 반 장애학생 C 군의 머리와 얼굴을 책으로 때렸다.

피해 학부모는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고 지난해 12월 학교와 국민신문고에 B 씨의 인사 조치를 요구하는 민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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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피운다" 책으로 때려 눈에 멍.. 폭언-욕설 이어져 교장 3차례 경고
학부모 항의에 학교 "인사조치 추진".. 교육청은 규정없다며 전보 안시켜
해당 교사 올해도 특수학급 맡아

[동아일보]

서울시교육청이 장애학생을 때리고 폭언을 해 학교장 경고를 받은 특수교사를 계속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도록 방치해 피해 학부모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26일 서울 성동구 A중학교 자체 조사 결과와 피해 학부모에 따르면 이 학교 2학년 특수학급 담임 교사인 B 씨가 지난해 4월 옆 반 장애학생 C 군의 머리와 얼굴을 책으로 때렸다. 방과 후 수업 시간에 소란을 피운 C 군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B 씨는 당시 학교 조사에서 “책을 놓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 군은 책에 맞은 왼쪽 눈에 멍이 들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폭행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1주일간 등교를 거부했다. C 군은 장애등급은 받지 않았지만 발달장애가 있어 인지 능력은 초등학교 2학년 수준이다.

학교장은 B 씨에게 경고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교육청의 정식 징계 절차는 밞지 않았다. 당시 피해 학부모가 원치 않았기 때문. C 군 엄마는 “폭행 이유가 납득되지 않지만 B 씨는 우리 아이가 1학년 때 담임이었고 앞으로 아이를 계속 학교에 맡겨야 되니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 특수교사는 단 2명이다.

그러나 B 씨는 계속 C 군의 언행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해 5, 6월 C 군의 일거수일투족이 적힌 일지를 담임교사 몰래 2차례 빼돌렸다. 장애학생의 학습을 돕는 사회복무요원은 담당 장애학생의 언행을 일일이 기록한다. 담임교사와 학부모만 볼 수 있다.

학교 자체 조사 결과 B 씨는 폭언도 했다. B 씨가 C 군 담당 사회복무요원과 대화하던 중 C 군을 가리켜 ‘미친놈’이라고 한 것. C 군은 폭언을 들었다고 했지만 B 씨는 “혼잣말이라 (C 군은)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B 씨가 지난해 11월 C 군과 함께 급식을 먹던 다른 장애학생에게 “함께 밥을 먹지 말라”고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러자 학교 측은 B 씨에게 2차례 더 경고를 내렸다.

피해 학부모는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고 지난해 12월 학교와 국민신문고에 B 씨의 인사 조치를 요구하는 민원을 냈다. 당시 학교는 ‘해당 교사의 전보를 추진하겠다’며 민원 취하를 요구했다. B 씨도 전보를 희망했다. 하지만 이달 중순 인사 결과 B 씨는 계속 학교에 남기로 확정된 것.

학교 측은 “최종 결정은 교육청 권한”이라고 말했다. 학교 관할인 서울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측은 “B 씨의 전보를 위해 노력했지만 인사 조치할 명확한 규정이 없는 데다 다른 교육지원청들이 반대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중학교 교사 인사는 서울의 11개 교육지원청이 모여서 결정한다. 인사 규정상 근무기간 3년 미만이면 원칙적으로 전보가 안 된다. B 씨는 사건이 일어난 지난해 2년 차였다. B 씨처럼 폭행 폭언 등 물의를 저질러 학교장 경고를 3차례 이상 받으면 ‘전보할 수 있다’는 예외가 있지만 강제 규정은 아니다.

피해 학부모는 교사 B 씨보다 무책임한 행정에 분노했다. C 군 엄마는 “인사가 나길 기다리며 참고 버텼다”며 “애초에 정식 교육청 징계를 요청할 걸 그랬다”고 말했다. B 씨는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학교 측은 B 씨가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교는 B 씨가 교실은 물론이고 교실 밖에서도 C 군의 일상에 개입하지 않도록 분리 방안을 세웠다. 하지만 이 학교 특수학급은 2개뿐이며 두 교실은 붙어있는 상황이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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