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文대통령, 北 김영철에 비핵화 방법론까지 언급"

[the300]靑 "비핵화 입구에는 여러가지 방법 있을 수 있어"

【평창=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이 열린 25일 오후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문재인(밑줄 가운데) 대통령과 김영철(윗줄 오른쪽) 북한 노동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02.25. sccho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강원 평창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6일 서울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과 연달아 만났다. 전날 김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26일 오전 문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에 '비핵화' 문제를 언급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청와대 측은 이날 오후 백브리핑(배경설명)을 통해 문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에게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법까지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 실장은 김 부위원장에 한미 간 신뢰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대화 분위기 조성을 해놨으니 협상에 나서라는 취지로 분석된다.

다음은 청와대 관계자의 관련 백브리핑 내용.

- 정의용 실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오늘 대화 내용을 소개해달라.
▷양쪽은 한반도 주변 정세, 특히 미·중·일·러 4국과 관계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들 4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뜻을 모았다.

▷정 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변국과의 관계회복에 노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조성하는데 기여를 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4차례 이상 공식정상회담을 하고, 한 달에 한 번씩 통화를 하면서 긴밀하게 관계를 맺어왔다. 두 정상 간에 확고한 신뢰를 구축했다. 대화 분위기 조성을 해왔다. 이런 한미관계의 토대가 한반도 정세에서 중요하다"고 김 부위원장에게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그런 노력을 평가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북미대화와 관련해 "미국과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 우리는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여러차례 밝혀왔다"고 말했다.

- 김 부위원장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북미대화의 필요성에 동의를 하면서 전제조건을 달았나.
▷"대화할 의지와 용의가 있다"고 할 때, 전제조건이 없었다.

-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원하는 것 아닌가.
▷그런 얘기가 없었다.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고 말한 것에 방점이 찍힌 것이다.

- 비핵화에 대해 북한이 논의할 의사가 있다는 것인가.
▷비핵화는 긴 과정이다. 마지막 종착점은 불가역적인 폐기로 갈 수 있다. 그 시작점, 입구는 여러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여러 방안에 대해서는 북한이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문 대통령이 비핵화 의지를 북한에게 구체적으로 말을 했다.

- 문 대통령이 언급한 '비핵화'는 원론적인 것인가.
▷원칙적 입장에서 더 나아갔다. 비핵화를 위해 어떤 방법을 택해야 하는지까지 언급했다.

-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했다는 의미인지.
▷그렇다. 원론적으로 북한이 비핵화해야 한다는 말 뿐만이 아니었다. 여러가지 방도가 있지 않은가. 방법론까지 말했다.

- 방법론은 무엇인가.
▷그것은 전하기 곤란하다.

-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북측의 반응은.
▷진지하게 경청했다. 반응은 있었지만, 전달하기 적절하지 않다.

- 북한이 대화를 위해 "비핵화가 아니더라도 어떤 것을 할 수 있다" 이런 것은 없었나.
▷그런 얘기는 전혀 없었다.

- 문 대통령이 비핵화 언급을 하고, 방법론도 말한 후에 김 부위원장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한 것인지.
▷그 말과 그 말이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 사이에 무수한 말들이 오갔다.


- 김 부위원장의 북미대화 언급이 문 대통령의 '비핵화' 언급에 대한 화답이 아니라는 것인지.
▷그렇다.

- 김 부위원장이 방남을 한 목적, 특정한 미션도 말했나.
▷그런 얘기도 했다.

- 북한이 대화를 위해 어떤 액션을 하겠다, 이런 것을 말한 것인가.
▷그것은 노코멘트 하겠다.

- 문 대통령이 언급한 '비핵화' 부분은 왜 어제 브리핑에서 누락을 했나.
▷지금 문 대통령은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로 보고 있다. 그 누구보다도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불면 날아갈까, 그런 (걱정을 하는) 상태다. 비서진들도 같은 말을 하더라도 직접적 표현보다는 완곡어법으로 전달하려고 한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