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눈물로 작별한 남북 단일팀 "언니 그만 울어. 꼭 다시 만나"

정윤식 기자 입력 2018. 2. 26. 15:33 수정 2018. 2. 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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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마지막 날은 온통 울음바다였습니다.

남북한 선수들은 부둥켜안고 쉽게 떨어질 줄 몰랐습니다.

북한 선수 12명이 탄 버스가 출발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하는 우리 선수도 여럿이었습니다.

지난달 25일 북한 선수단 15명이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도착하면서 첫걸음을 내디딘 단일팀에 작별의 순간이 왔습니다. 

단일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비록 5전 전패에 그쳤지만, 남북 자매가 하나가 돼 투혼을 펼치던 모습은 전 세계에 진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지난 20일 스웨덴과 7∼8위전을 끝으로 모든 경기를 마친 남북 선수 35명(한국 23명, 북한 12명)은 전날 폐회식에 함께 참석한 뒤 이날 눈물의 이별을 했습니다.

함께한 시간은 한 달 남짓이지만 그동안 가족처럼, 친자매처럼 지내며 정이 듬뿍 든 남북 선수들은 이별을 아쉬워했습니다.

포옹하고 격려하고,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사이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북한 박철호 감독도 머리 감독과 포옹했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눈물을 닦아내며 버스에 올라타자 한국 선수들도 버스 창가까지 따라 나와 손을 흔들었습니다.

북한 선수가 버스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자 그쪽으로 한국 선수들이 달려가 손을 맞잡았고, 버스가 떠나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쉬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최지연은 "다들 정이 많이 들어서 보고 싶을 거라고, 아프지 말고 꼭 다시 보자고 말했다"며 "앞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제 북측 선수 12명에게 한 명씩 손편지를 쓰고, 함께 찍은 사진을 출력해서 선물했다"며 "북측 선수들은 '평양냉면 먹으러 꼭 평양으로 오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단일팀을 지휘한 머리 감독도 이날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머리 감독은 "3주 정도밖에 안 지냈는데, 이런 슬픈 감정이 드는 걸 보면 단일팀이 정말 특별했다고 느낀다"고 전했습니다.

원길우 북한선수단장은 버스에 오르기 전 "자, 안녕히들 계십시오"라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김주식은 "오랫동안 다 같이 있었는데 헤어지려니 섭섭하다"라고 말했다.

렴대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쇼트트랙 윤철 감독은 '그동안 수고하셨다'는 한국 취재진의 인사에 말없이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악수하기도 했습니다.

훈련 첫날 넘어져 강릉아산병원에서 오른쪽 발목 열상 치료를 받았던 북한 쇼트트랙 최은성은 다소 밝은 표정으로 버스에 올랐습니다. 

(영상제공=연합뉴스TV) 
 

정윤식 기자jy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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