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화 성추행 자진고백, 피해자에겐 너무 가벼운 사과?

  • 등록 2018-02-26 오후 2:27:20

    수정 2018-02-26 오후 2:27:20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배우 최일화가 성추행 사실을 고백하며 잘못을 인정한 이후 “명백한 성폭행”이라며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는 피해자가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25일 최일화 관련 기사에 “몇 년 전 성추행만 있었는가. 극단 신시에서 애니깽 할 때 성폭행하고 얼마후 강제로 여관에 끌고 가려 해 소리 지르며 저항하자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해서 길에 쓰러지게 한 일. 그 이후 극단을 나와 은둔생활 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우울증에 시달리며 살았다”는 댓글을 남겼다.

이어 “연극배우의 꿈은 사라지고 25년 동안 한 맺혀 살았다. 내가 제일 화가 나는 건 연극배우의 꿈이 사라졌다는 것.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 TV에서 볼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다. 지금이라도 내 앞에 나타나 진심으로 사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우 최일화 (사진=이데일리DB)
같은 피해자로 추정되는 누리꾼 A씨는 26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일화가 마치 가벼운 성추행이었던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며 “명백한 성폭행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최일화가 성폭행 사실을 자진 고백한 것은 성폭력을 폭로하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 관련 자신의 이름이 거론될 것을 염려해 선수 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A씨는 “당시 내 나이 24살이었다. 25년 전에는 성폭행당한 여성에게 ‘처신을 어떻게 했기에’라는 꼬리표가 붙는 시절이었다”며 “지금 24살 된 딸이 있다. 이 아이를 보면 참 어리다. 그렇게 어린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하면 그때 밝히지 못한 게 한스럽다. 그땐 무서웠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A씨는 “나는 지금 유방암 투병 중이다. 죽기 전에 최일화 씨에게 직접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마디 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앞서 최일화는 몇 해 전 연극작업 중 성추문에 휩싸였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늦었지만 꼭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을 인정하고 내려놓겠다면서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연극 연출가 이윤택의 성폭력 폭로를 시작으로 ‘미투’ 운동이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연출가 오태석과 배우 조재현, 조민기, 영화감독 조근현 등이 고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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