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 '자중지란' 빠진 민주당

2018. 2. 26. 10: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정치권으로도 옮겨가는 추세다.

고은 시인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 등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들이 상당수 진보 진영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진보 진영에 주의를 환기시킬 목적의 발언으로 이해되지만 오히려 미투 운동의 의미를 변질시킨다는 문제제기가 민주당에서 곧바로 나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당내 사안에 늑장 대응 비판…진영 논리 제기에 역효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정치권으로도 옮겨가는 추세다. 과거에는 보수 정당에서 불거졌던 이슈였지만 이제는 진보 진영도 예외가 아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부산시당에서 다시 불거진 성추행에 대해 윤리위원회를 소집했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 지 약 9개월만에 수습에 나선 셈이다.

최근 불거진 손한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청년분과위원장의 성희롱 전적에 대해서도 정부ㆍ여당은 뚜렷한 사과나 책임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 윤리위에서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젠더폭력TF 위원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성폭력피해자 통합지원 및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투 운동이 가장 크게 일고 있는 문화계도 진보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고은 시인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 등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들이 상당수 진보 진영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보수 진영은 성추행 등으로 거명되는 이들이 ‘친정부 인사’라는 점에서 여권의 침묵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미투 운동이 좌파 문화권력의 추악함만 폭로되는 부메랑으로 갈 줄 저들이 알았겠느냐”며 꼬집었다.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민주당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기름을 부었다. 김 씨는 지난주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댓글 공작의 흐름들을 보면 다음에 뭘 할지가 보인다. 예언한다”며 “‘피해자들을 준비시켜 진보 매체에 등장시켜야겠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다’라는 사고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세력의 ‘공작’에 의해 현 정부 인사나 진보 인사들이 추가로 ‘공격’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진보 진영에 주의를 환기시킬 목적의 발언으로 이해되지만 오히려 미투 운동의 의미를 변질시킨다는 문제제기가 민주당에서 곧바로 나왔다.

국회 여성가족위 소속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진보적 인사는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어도 방어하거나 드러나지 않게 감춰줘야 한다는 말인가”라며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발과 문재인 정부가 무슨 관련이 있나”라는 글을 올렸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는 이 사안을 두고 댓글을 중심으로 논의가 크게 일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젠더폭력TF-성폭력피해자 통합지원 및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결코 쉽지 않았을 여성들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정부, 정치권, 사회각계의 온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성폭력, 성추방 근절에 함께 해야할 것”이라며 “용기낸 피해자들이 2차 피해로 상처입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TF 위원장인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미투운동 확산 속에서 이렇게 많은 가해자들이 존재하고 피해자들은 고통속에서 숨죽일 수 밖에 없었는지 구조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달리 이용되는 일 없어야 한다”고 경계했다.

thlee@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