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여제' 이상화, 평창올림픽 시청률 금메달
중복편성·국뽕방송 비판 일어
지난 대회보다 최고 1.5배에 달하는 시청률이 나온 데는 한국이 개최지일뿐 아니라 분배·순차 중계의 세부 원칙이 깨진 때문이기도 하다. 방송 3사는 소치 올림픽 때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 경기를 제외한 모든 종목을 순차방송에 합의했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은 2개 방송사씩, 컬링 예선전은 1개 방송사가 중계하는 등 다양한 경기를 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개최지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방송사 간 경쟁이 격화되며 원칙이 무너졌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돌아왔다. 17일 미국과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OAR)의 아이스하키 대결이나 미국 스키 스타 린지 본이 출전한 알파인스키 슈퍼 대회전 등은 TV로 볼 수 없었다. 3사 모두 쇼트트랙과 남자피겨 중계에 올인, ‘국뽕 편성’이란 원성을 샀다. 비인기 종목은 설움을 더했다. 19일 스키점프 남자 예선에 참가한 김현기 선수는 “이번 올림픽 동안 점프 경기가 생중계된 적이 거의 없었다”며 “가족들이 TV로 지켜보지도 못해서 서운하다”고 밝혔다. KBS 관계자는 “KBS1은 보편적 시청권을 위해 바이애슬론·스키점프 등 비인기 종목 중계에도 공을 들였다. 다만 스키나 보드 종목은 날씨 때문에 경기가 연기되는 경우가 많아 부득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분배 중계 협의가 됐던 아이스하키마저 여자 컬링 경기와 맞물리자 케이블 채널인 SBS스포츠로 중계를 옮기는 등 변칙 편성이 이어졌다.
방송사 간 경쟁에선 장기 파업을 겪은 KBS·MBC에 비해 SBS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SBS는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스켈레톤·피겨·컬링 등 관심 높은 5개 종목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경기별 VOD 합산 누적 조회 수는 8400만 뷰를 돌파했다. 선수별로 ‘영웅의 신청곡’ ‘미니 다큐’ 등 짧은 콘텐트를 만드는 등 온·오프에서 고루 호응을 얻었다.
뭐니뭐니해도 다크호스는 여자 컬링이다. 코바코 관계자는 “개막 전 각 방송사별로 100억 정도 광고를 판매했는데, 개막 이후 여자 컬링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추가 판매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중계권료 350억원을 분담한 지상파 3사의 광고수입은 하계올림픽인 2016 리우(240억), 2008 베이징(304억)을 상회할 전망이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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