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전설'이라 부를게

강릉 | 윤승민 기자 2018. 2. 2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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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레데츠카, 스키·스노보드서 사상 첫 동시 금메달 ‘위업’
ㆍ하뉴, 66년 만에 피겨 2연패…비에르겐, 개인 최다 메달 15개

갈라쇼 마치고…“즐거웠어, 우리”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갈라쇼에 참가한 선수들이 25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행사가 끝난 직후 모여 셀카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릉 | 연합뉴스

평창의 설원과 강릉의 빙판 위에서는 어김없이 별들이 빛났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25일 끝났지만, 전 세계에서 찾아와 대회를 빛낸 스타들의 이름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대회 기간 가장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선수는 체코 선수 에스터 레데츠카(23)다. 알파인스키와 스노보드 두 종목에서 모두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 금메달은 자신조차 놀란 ‘이변’이었다면,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 금메달을 따내 이룬 2관왕은 ‘전설’이 됐다.

동계올림픽에서 다른 종목의 금메달을 따낸 선수는 종목별 전문화가 더뎠던 20세기 초반에나 나온 일이었다. 레데츠카 역시 한 종목에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내가 좋아하는 두 종목에 모두 경기하는 게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생애 끝까지 잊을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레데츠카에게 묻혔지만 네덜란드의 요린 테르모르스(29)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금메달과 쇼트트랙 여자 3000m 동메달을 동시에 거머쥐며 작은 파란을 일으켰다.

왼쪽부터 레데츠카, 하뉴, 비에르겐

일본의 하뉴 유즈루(24)는 또 다른 기록의 주인공이다. 하뉴는 2014 소치 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금메달을 따냈다. 1948·1952년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땄던 딕 버튼(미국)에 이은 66년 만의 대기록이다. 발목 부상으로 한때 평창 올림픽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위업을 달성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는 클로이 김(18)과 숀 화이트(32·이상 미국)가 큰 감동을 안겼다. 클로이 김은 경쟁 선수들을 압도하는 완벽한 연기로 정상에 올라 새로운 스노보드 여제의 탄생을 알렸다. 화이트는 자신에게 큰 부상을 안겼던 ‘연속 공중 4회전’ 기술을 완벽하게 선보여 막판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 통산 올림픽 세 번째 금메달은 차라리 덤에 가까웠다.

스키 황제 마르셀 히르셔(29·오스트리아)에게는 평창 올림픽이 자존심 회복의 무대였다. 지긋지긋한 ‘올림픽 무관’이란 꼬리표를 떼버리고 2관왕에 올랐다. 바이애슬론 최강자 마르탱 푸르카드(30·프랑스)와 크로스컨트리의 신성 요하네스 클라에보(22·노르웨이)는 ‘유이’하게 올림픽 3관왕에 올랐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 고다이라 나오(32·일본)는 올림픽 신기록만큼이나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쟁자인 이상화(29)가 은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그에게 다가가 어깨를 감싸안고 “잘했어”라는 말을 건네 화제를 모았다.

마리트 비에르겐(38)은 크로스컨트리 여자 20㎞(4×5㎞) 계주 금메달 등 금 2·은 1·동 2개 등 총 5개의 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수를 15개로 늘려 종전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이 세운 최다 기록(13개)을 넘어섰다. 스벤 크라머르(32)는 주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금메달을 따 이 종목 3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자신의 ‘상패 투척’ 논란과 동료의 ‘개고기 발언’으로 구설에 올라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강릉 |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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