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영철, 우회로 통해 방남 ..평창 폐막식 참석(종합2보)

[the300]한국당 농성 피해 '전진교' 통해 숙소 도착..대남·대미 협상 주목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이 25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덕소역에서 KTX 열차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오전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방남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통일대교를 피해 전진교를 우회 통과해 남측으로 향했다.

김 부위원장을 비롯해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수행원 6명으로 구성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49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9시53분쯤 남북축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모두 검은색 양복 정장차림이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 우리측 환영단이 북측 고위급 대표단을 맞았다.

김 부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은 '방남 소감을 말씀해달라' '천안함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한국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 건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점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다소 굳은 표정을 지은 채 답하지 않았다.

이후 이들이 로비를 통해 차량을 탑승하러 나가는 도중 취재진이 질문을 계속 했지만 취재진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북측 대표단은 차량에 나누어 탑승해 오전 10시16분쯤 CIQ를 떠났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전날부터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농성을 벌임에 따라 북한 대표단은 전진교를 우회 통과해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오늘 방남한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이용한 도로는 지방도 372번 일반도로"라며 "군사도로 또는 전술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구간은 민통선 내에 있어 일반인의 통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수 단체 회원들이 25일 오전 파주시 통일대교 앞에서 열린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방남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대형 태극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들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3시15분쯤 경기 남양주시 덕소역에서 KTX를 타고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진부역으로 출발했다. 이어 오후 8시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며 문재인 대통령과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훈 국정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부위원장이 어떠한 메시지를 들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평양 공식 초청 친서를 전달한 상황에서, 후속 메시지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북한 대표단에는 단장 김 부위원장과 단원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수행원에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과 최강일 미국국 부국장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위원장과 리 위원장은 통일 의제 등 대남 관련 핵심 실무자이며, 최강일 부국장은 대미 협상 책임자로 알려져 있어 대남·대미 협상팀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미국 대표단장으로 이날 폐막식에 참석하는 가운데 북미 간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사다. 다만 미 대표단은 전날 평창올림픽 계기 북미간 공식적 접촉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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