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틀고, 문 열고..분위기 바꿨더니 '쾌거' 만든 봅슬레이 4인승

김지한 2018. 2. 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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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힘차게 출발하는 한국 대표팀. [평창=연합뉴스]
가슴 아픈 순간에도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기대했던 올림픽 메달을 '다함께' 이뤘다.

원윤종(강원도청)-전정린(강원도청)-서영우(경기연맹)-김동현(강원도청)으로 구성된 한국은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대회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1~4차 합계 3분16초38을 기록했다.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독일)조가 3분15초85로 원윤종조에 0.53초 앞서 금메달을 땄지만 독일의 니코 발터조와 원윤종조가 1~4차 합계 기록이 모두 같아 공동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봅슬레이는 1~4차 시기를 합쳐 0.01초까지 기록을 따져 동률일 경우 해당 기록에 해당하는 공동 메달을 수여한다.

지난해 12월 처음 결성돼 평창올림픽을 준비한 이들은 하루 6~8차례 주행 훈련을 거듭하면서 트랙을 몸으로 익혔다. 노력은 결과로 그대로 이어졌다. 원윤종은 경기 후 "힘든 것들을 다 극복하고 달려왔다. 그 시련들이 있었기에 이런 좋은 결과도 있었다. 우리는 정말 누구보다도 이 메달을 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5일 강원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은메달을 따낸 대한민국 원윤종-서영우-김동현-전정린 조가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그러나 남자 4인승을 준비하기엔 힘든 일도 있었다. 지난 19일 원윤종-서영우는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서 6위에 올랐다. 한국 봅슬레이 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이었지만 목표했던 메달을 따지 못해 분위기도 침울했다. 이용(40) 봅슬레이대표팀 총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방문을 살짝 열고 들어가서 위로해주고 싶었는데 원윤종이 펑펑 눈물을 흘리고 울고 있더라"고 말했다. 오히려 남자 2인승은 이들에게도 전화위복이 됐다. 이 감독은 "4인승 경기를 앞두고는 아예 마음을 놓았다. 선수들한테 '메달 신경 쓰지 말자. 어차피 4인승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대표팀 내 분위기도 바꿨다. 이용 감독은 "2인승 경기를 앞뒀을 땐 선수들 모두 숨소리도 제대로 못 낼 만큼 초긴장 상태였다. 그러나 선수들이 머무는 공간의 문을 활짝 열고 음악도 틀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긴장할 틈을 안 주고, 선수들끼리 농담도 많이 나누고, 얘기도 많이 나눴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2인승에서 못 이뤘던 걸 스스로 치유하게끔 하려고 가만히 내버려뒀다. 그랬더니 그 한을 4인승에서 풀었다"며 제자들의 결과를 대견스러워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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