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쇼트트랙 선발전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를 바꿨다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승훈이 정재원과 태극기를 들고 트랙을 돌고 있다. |
이승훈은 24일 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7분43초97의 기록을 세우며 16명의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포인트 60점을 얻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매스스타트가 이번 평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으니 이승훈은 초대 챔피언이 됐다.
2010 밴쿠버에서 금메달 1개(10000m)와 은메달 1개(5000m), 2014 소치에서 은메달 1개(팀추월)를 따낸 이승훈은 이번 평창에서 금메달(매스스타트)과 은메달(팀추월)을 따내며 총합 5개로 한국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이전까지는 전이경(금4, 동1)과 박승희(금2, 동3)이 공동 1위에 올라있었다. 하계까지 범위를 넓혀봐도 이승훈보다 많은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사격 진종오(금4·은2), 양궁 김수녕(금4·은1·동1) 뿐이다.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승훈이 환호하고 있다. |
빙속의 장거리 종목은 그간 체격 조건이 뛰어난 서구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1m77, 70kg의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격 조건을 ‘철인’이란 별명에 걸맞은 무한 체력과 그 속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 능력, 쇼트트랙 선수 경험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코너링으로 극복하며 이승훈은 아시아 유일의 장거리 빙속 스타로서 유럽과 북미 선수들과 당당히 맞섰다. 2014 소치 때 10000m에 출전한 유일한 동양계 선수가 바로 이승훈이기도 했다.
‘이승훈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이승훈은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30대에 접어들었음에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5000m와 10000m, 팀추월, 매스스타트까지 네 종목에나 출전한 이승훈이 달린 거리는 무려 3만7400m였다. 체력적으로 달릴법 한데도 이승훈은 3만7400m의 마지막 1m를 가장 앞서 달리며 신화를 창조해냈다.
시련도 있었다. 이승훈은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가장 메달 가능성이 높은 매스스타트 훈련에 매진하기 위해 모교인 한국체대에서 쇼트트랙 훈련을 받아왔다. 그러나 올림픽 직전 빙상연맹의 행정 착오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될 뻔한 노선영이 이를 폭로하면서 ‘훈련 특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비난 속에서도 묵묵히 훈련을 이어나간 이승훈은 결국 매스스타트 초대챔피언이라는 빛나는 금자탑을 세웠고, 우승 뒤 기자회견에서 “나의 훈련이 다른 선수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정말로 미안하다. 다른 선수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훈련 방식을 고민해보겠다”며 대인배적인 풍모를 풍겼다.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승훈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제 국민들의 관심은 이승훈의 4년 뒤 베이징행 여부에 쏠린다. 이승훈은 “베이징을 목표로 다시 달려갈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정상급 기량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베이징에 가지 않을 것이다. 베이징 때까지 가장 앞서서 달릴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끊임없이 훈련하겠다”면서 “중-단거리에서 후배들이 메달을 따줘서 선배로서 너무 좋지만, 아직 5000m와 10000m에서는 나를 뛰어넘는 후배가 없다. 나를 뛰어넘는 후배들이 빨리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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