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혼절시킨 한국인들 잊지 못해 돌아왔다"

박창영 2018. 2. 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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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이션 코리아' 기획팀 인터뷰
하얀 옷 입고 출입해야 하는 네덜란드 고향 댄스 퍼포먼스 쇼
암스테르담서 2만 명 모으며 시작해 전세계 누적 200만명 관객 기록
오는 5월5일 서울시 고척돔서 열려
'센세이션 코리아 2018'을 준비 중인 '센세이션' 기획 팀이 지난 23일 서울시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매일경제와 만났다. (왼쪽부터) 에릭 카이저 공연 총괄기획 디렉터, 메인 디제이 미스터 화이트, 브랜드 문스테르만 브렛 비즈니스 총괄 디렉터 <사진제공=DNJ 랩>
하얀 의상을 입지 않으면 돈을 내도 못 들어가는 파티가 있다. 네덜란드에서 탄생한 댄스 퍼포먼스 쇼 '센세이션(Sensation)' 이야기다. 드레스 코드(Dress code)를 맞추지 않으면 입장을 차단하는 까칠함에도 18년 간 전세계적으로 200만이 넘는 관람객을 모았다. '센세이션'이 오는 5월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돔에서 한국의 전자댄스음악(EDM, Electronic Dance Music) 팬들을 자극한다.
에릭 카이저 공연 총괄기획 디렉터는 "세계적인 공연을 만들기 위해선 글로컬(Glocal)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DNJ 랩>
지난 23일 서울시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센세이션 코리아 2018' 기획자들은 이미 하얀 색 옷으로 스스로를 감싸고 있었다. 드레스 코드는 한국 공연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냐는 질문에 에릭 카이저 총괄기획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관객 모두가 하얀 옷을 입으면 아티스트와 통일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어요. 또, 조명이 관객 옷에 비치니까요. 조명 색에 따라 공연장 전체 색이 변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죠."
'센세이션'은 전자 음악과 함께 각종 퍼포먼스를 선보여 일반 EDM 페스티벌보다 역동적인 성격을 띤다. <사진제공=DNJ 랩>
'센세이션'은 2000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작됐다. 당시는 EDM 페스티벌이라는 개념이 아직 낯설던 시기로 기획 측이 축구장을 빌리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미쳤다"는 반응이 돌아왔다고 한다. "그런데도 2만1000명 쯤 왔어요. 이듬해에는 두 배가 늘어서 4만 명이 모였고요."
모든 사람이 하얀 옷을 입고 입장해야 하는 '센세이션'은 18년 동안 전세계에서 200만 관람객을 끌어들였다. <사진제공=DNJ 랩>
고향인 네덜란드를 벗어나 글로벌 축제로 거듭난 건 2004년. 암스테르담에서 공연할 때부터 전유럽 EDM 팬이 모여들어 해외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획 측은 간주했다. "폴란드가 첫 무대였는데요. 전세기를 동원해서 55명이나 되는 전직원이 출동했어요. 심지어 재무를 담당하는 분까지 비행기에 올라탔죠. 공연을 마치고 다시 비행기로 빠져나왔는데 비행기 삯만으로 그날 수입을 다 썼습니다(웃음)."
댄스 퍼포먼스 축제 '센세이션'이 오는 5월5일 서울시 고척돔에서 '셀레브레이트 라이프'를 주제로 열린다. '센세이션'의 상징인 미스터 화이트가 해외 공연 도중 손을 들어 관중의 환호에 호응하고 있다. <사진제공=DNJ 랩>
아시아 첫 무대는 한국이었다. 일산 킨텍스에서 2012년 '더 오션 오브 화이트(The Ocean of White)', 2013년 '위키드 원더랜드(Wicked Wonderland)'를 주제로 열린 '센세이션 코리아'에서 도합 5만여 명이 EDM 매력에 도취됐다고. 특히, 얼굴까지 하얗게 칠한 채 공연을 선보이는 미스터 화이트(Mr. White)에 열광하던 한국팬들이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미스터 화이트가 무대 위로 올라갈 때마다 지치지도 않고 '와' 소리를 지르더군요. 공연을 마치고 우리가 방전돼버렸는데요. 그건 '센세이션' 팀으로서도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에릭 카이저 공연 총괄기획 디렉터(오른쪽)는 "5년 전 서울 공연이 끝나고 모두 방전됐다"고 회상했다. <사진제공=DNJ 랩>
5년 만에 한국서 열리는 '센세이션 코리아 2018'의 주제는 '셀러브레이트 라이프(Celebrate Life)'. 삶을 축하하자는 뜻이다. '센세이션'의 창립자인 던컨 스투터하임이 공동 창립자였던 동생을 교통사고로 잃은 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를 기뻐하자'는 의미로 구성한 테마다. "까만 옷을 입고 우울하게 추모하는 것보다 하얗게 입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그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올해 '센세이션'은 각국에서 35만명을 동원할 전망이다. "12개 국가에서 15번 공연할 예정이에요. 역대 최대 규모죠. 내년에는 20개 국가서 공연을 열어보자는 계획입니다." 전세계인이 즐기는 축제를 만든 비결을 물어봤더니 "글로컬(Glocal)"이라는 한 단어로 대답했다.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인 글로컬은 지역 특성을 살린 세계화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센세이션' 공연의 상징과도 같은 미스터 화이트는 공식석상에서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사진제공=DNJ랩>
이날 인터뷰에는 미스터 화이트도 함께했다. 미스터 화이트는 공식석상에서 입을 열지 않는 신비주의로 유명하다. 얼굴을 가리고 나오는 뮤지션 중 다프트 펑크(Daft Punk)만큼이나 유명해진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그는 조용히 엄지를 들어 올렸다. '센세이션 코리아 2018' 에는 미스터화이트를 비롯해 초콜릿 퓨마(Chocolate Puma), 서너리 제임스&라이언 마르시아노(Sunnery James & Ryan Marciano), 더티 사우스(Dirty South), 데닉(Dannic), 대쉬 베를린(Dash Berlin) 등 유명 DJ가 오른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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