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신선식품 30분 배송" 중국 新소매 전쟁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8. 2. 2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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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현장조리+최단시간 배송' 결합 매장 폭발적 성장..
저녁에 주문해 저녁 식탁에, 배송가능 지역 이사 고민하기도
알리바바의 허마셴성 베이징 1호점에서 고객이 고른 킹크랩을 직원이 봉지에 담고 있다/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중국 신선식품 시장에 '3㎞ 이내, 30분 배송'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프라인 체험과 온라인 구매를 연결하는 '신소매'가 확산되면서 최단 배송을 내건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30분이면 신선한 식재료들을 받아볼 수 있게 되면서 배송 가능 여부에 따라 생활 편익이 크게 달라지는 등 중국인들의 생활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신선식품+현장조리+최단시간 배송' 신소매 폭발적 성장= 25일 중국 언론과 현지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중심의 슈퍼, 매장 내 직접 조리, 최단 시간 배송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소매 브랜드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 뉴스사이트인 잉상왕 집계에 따르면 이들 신소매 브랜드들은 지난해까지 총 12개가 출범됐고, 80개 매장이 오픈했다. 올해는 200개 이상의 매장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강자 용후이슈퍼, 톈홍, 다룬파, 바이롄, 신화두 등은 물론, 알리바바, 징둥, 쑤닝, 메이투안 등 전자상거래 거물들이 모두 참전한 탓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곳은 알리바바의 허마셴성이다. 2016년 1월 상하이에 1호점을 냈던 허마셴성은 지난해 말까지 상하이 베이징 등 7개 도시에 25개 점포를 냈다. 올해는 베이징 30개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100여개를 추가로 낼 계획이다. 올 들어 두 달이 채 되기 전에 이미 11곳을 추가 오픈해 이날 현재 매장수가 36곳으로 늘어났다.

중국 유통업계 강자 중 하나인 용후이슈퍼도 지난해 1월 신소매 점포 차오지우종을 선보인 후 지난해 말까지 27개로 매장을 늘렸다. 올해도 80~100개 점포를 추가로 낼 예정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업체인 징둥도 지난달 초 '7Fresh'라는 신소매 신선식품 마트 1호점을 베이징에 냈다. 올해 베이징을 중심으로 출점하고 앞으로 3~5년 내에 전국적으로 1000개 이상의 매장을 낸다는 포부다. 중국 최대 유통업체로 통하는 쑤닝의 쑤셴성도 지난해 4월 장쑤성 쉬저우에 1호점을 낸 데이어 지난해 말까지 6개 점포를 열었다. 올해 50개 점포를 추가로 열고, 2020년까지 306개의 점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외에도 메이투안의 나위성셴, 바이롄의 RISO, 신화두의 하이우후이, 톈홍의 sp@ce, 다룬파의 요우셴, 스더셴, 스지롄화의 징쉔웨이라이디엔, 부부가오의 셴스옌이 등도 신소매 매장을 선보였다.

◇'3㎞이내, 30분 내 배송' 생활 패턴 바꾼다=중국에서 '신선식품+즉석요리+온라인 연계' 형태의 신소매 점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인터넷 거물들의 거대 자본과 첨단 IT, 스마트 물류 등이 투입되면서 기존 신선식품 유통의 한계를 넘어설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신선식품은 유통기간이 짧고 보관이 힘들어 전자상거래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분야다. 특히 중국에선 식품에 대한 불신이 많아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이익을 내기가 극히 어려웠다.

새로운 매장들은 글로벌 소싱과 물류, 빅데이타 분석 등 첨단 IT 기술을 기반으로 구매 후 현장 조리 서비스 등 오프라인 소비 체험을 강화하고 이를 온라인 소비로 연결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온라인 소비로 연결하는 핵심 수단은 매장을 기준으로 '3㎞ 이내, 30분 내 배송'이라는 최단시간 배송 서비스다. 먹어보고 눈으로 확인한 상품들을 30분 이내에 받아볼 수 있게 해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에 대한 의구심을 씻어 낸 것이다. 허마셴성을 비롯, 차이지우종, 7Fresh, 쑤셴성 등 주요 업체들이 모두 '3㎞ 이내, 30분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우이 허마셴성 CEO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의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가장 빨리 배송하는 경우도 3시간 정도"라며 "허마셴성의 30분 배송은 언제, 어느 지역의 고객에게도 만족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송에 3~4시간이 걸릴 경우 점심 때 주문해서 저녁 식사에 쓸 수 있지만 30분 배송이면 저녁에 주문해서 저녁 식사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 편익이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30분 배송' 서비스를 받기 위해 이사를 고민하는 가정들이 있을 정도다.

전통적인 마트에 비해 판매 실적도 좋다. 허마셴성의 경우 고객의 구매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평균 구매 횟수는 월 4.5회와 연 50회에 달했고, 단위 면적당 매출은 일반 슈퍼마켓의 3~5배로 늘었다. 온라인 주문이 총 주문의 50%를 차지했다. 배송 서비스가 매장을 기준으로 3㎞ 이내라는 한계가 있지만 점포수가 크게 늘어날 경우 사정이 달라진다. 허마셴성은 올해 예정대로 베이징에 30개 점포를 추가로 낼 경우 베이징의 주요 지역을 모두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점포가 많아지면 배송 거리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징둥의 '7Fresh' 1호점 무인 계산대 옆에 안내 직원들이 서 있다/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알리바바-텐센트 중심 이합집산 가속=점포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시장 내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장 부지 마련, 임대료, 구매·물류 등 전문분야 인력 인건비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가 늘어나면서 차별화의 관건이 될 판매 상품의 질과 가격 경쟁도 심화될 수밖에 없다. 각 업체들간의 이합집산, 합종연횡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선점을 위한 점포 확장, 첨단기술 활용, 글로벌 구매, 물류 혁신 등에 많은 자본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양대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축으로 투자와 연합 전선 상당히 구축된 상태다. 주요 유통기업 가운데 징둥 용후이슈퍼 부부가오 등은 텐센트 진영, 쑤닝 바이롄 등은 알리바바 진영으로 분류된다.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jis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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