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김어준의 '미투 공작 예언' 왜?

김도연 기자 입력 2018. 2. 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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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공작 관점에서 미투 타깃, 문재인 청와대 될 것”… 민주당 금태섭 “인권 문제에 여야가 어딨나”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성폭력 피해 경험을 폭로하는 ‘미투’ 운동에 대한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4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 뵈이다’에서 김 총수는 “예언을 하나 할까 한다”고 운을 뗀 뒤 “최근 미투 운동과 권력·위계에 의한 성범죄 뉴스가 많다. 이걸 보면 ‘미투 운동을 지지해야겠다’, ‘이런 범죄를 엄단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이고 정상적 사고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보면 (미투 운동은) 첫째 섹스(라는) 좋은 소재, 높은 주목도, 둘째 진보적 가치가 있다”며 “(공작의 시각에선) ‘피해자들을 준비시켜 진보 매체에 등장시켜야겠다’,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다’라고 이런 식으로 사고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수는 “지금 나온 뉴스들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고 밝힌 뒤 “예언하자면 누군가 나타날 것이고 그 타깃은 결국 문재인 정부 청와대, 진보적 지지층(이 될 것). 최근 댓글공작 흐름을 보면 그쪽으로 가고 있다. 공작의 세계는 우리와 사고방식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들은 어떻게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느냐는 관점으로 본다”며 “거기에 윤리나 도덕은 없다. 이 관점에서 보면 올림픽이 끝나고 분명 그 방향으로 가는 사람 혹은 기사들이 몰려나올 타이밍”이라고 전망했다.

▲ 성폭력 피해 경험을 폭로하는 ‘미투’ 운동에 대한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영상 화면 캡처
김 총수 발언은 SNS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어준 발언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며 “어떻게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금 의원은 “눈과 귀가 있다면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피해자들이 겪어야 했던 일을 모를 수가 없을 텐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라며 “피해자들의 인권 문제에 무슨 여·야나 진보·보수가 관련이 있나. 진보적 인사는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어도 방어하거나 드러나지 않게 감춰줘야 한다는 말인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깊이깊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총수가 미투 운동을 정파적 잣대로 해석한 것에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금 의원의 게시물은 25일 오전까지 200여 회 공유되는 등 큰 반응을 불러 모았다. 이 게시물에는 “의원님, 힘내시길”, “만약 미국에서 방송인이 저런 발언을 했다면 성추행범보다 더 비판을 받는다” 등의 응원·지지 댓글도 있었지만 다수는 “앞으로 원활한 의정 활동을 위해 문해력 좀 키우시죠”, “앞으로 있을지 모를 공작 정치와 음모를 조심하자는데 뭐가 잘못된 거죠”, “공작하는 자들이 그동안 기다려왔던 사람들이 바로 ‘의원님’ 같은 분” 등의 비판·비난 댓글이었다.

김형민 SBS CNBC PD도 페이스북에 “미투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며 “수십 년간 우리 주변에 태산처럼 쌓아올려진 비인간적이고 비민주적인, 폭력적이고 억압적이었던 문화적 적폐의 마그마가 끓어오른 끝에 터져 나온 분화”라며 “그런데 김어준은 여기에 ‘공작적 사고’라는 편리한 표현을 빌려 앞으로 ‘문재인 정부를 타깃’으로 하는 ‘미투’를 예언(?)하면서 ‘미투’를 정치적 이해관계의 틀에 가둬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는 만약 진보 진영 혹은 문재인 정부 인사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 당할 경우 피해자의 폭로와 진의가 ‘문재인 정부를 타깃으로 한 공작’이라는 프레임으로 인해 왜곡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 PD는 “미투를 공작에 이용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그때에도 기준은 미투가 누구를 이롭게 하느냐 해롭게 하느냐보다 미투의 당사자가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으며, 그 피해가 사실인지를 밝히는 일이 먼저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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