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털' 김영배 내치려..靑, 경총회장 선출 개입했나

문지웅 입력 2018. 2. 2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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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비공개 회장단 회의에서 차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박상희 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현 대구경총 회장)이 22일 열린 회장 선출을 위한 전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과정에 정치권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여권에서 손경식 회장을 차기 경총 회장으로 추대하고 자신들과 코드가 맞는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을 부회장 자리에 앉히려고 무리수를 둔 것 같다"며 "그동안 청와대나 정치권이 경총 회장·부회장 선출에 개입한 전례가 없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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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희 내정 철회 커지는 의혹

지난 19일 비공개 회장단 회의에서 차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박상희 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현 대구경총 회장)이 22일 열린 회장 선출을 위한 전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과정에 정치권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여당의 한 의원이 부회장단을 설득해 박 회장 선출을 무산시켰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의원은 23일 매일경제신문과 통화하면서 "경총 회장 선출 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박 회장 선출 무산을 둘러싼 진실·책임 공방은 가열되는 모습이다.

이날 경총과 재계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해 보면 19일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박 회장을 100% 차기 한국 경총 회장으로 내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후보도 없었다. 일부 참석자가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언급하기는 했지만 중의가 모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관례상 박 회장은 내정으로 받아들였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사실을 전했다.

문제는 박 회장이 임기 동안 손발을 맞출 상임부회장을 새로 임명하지 않고 김영배 부회장을 안고 가려는 움직임을 보여 불거졌다. 경총 상임부회장은 통상 회장이 지명한다. 그런데 김 부회장은 지난해 5월 25일 경총포럼에서 "사회 각계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이다. 논란의 본질은 정규직·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라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라며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이튿날인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총도 비정규직으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주요 당사자 중의 한 축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며 김 부회장과 경총을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여권에서는 '박상희 회장-김영배 부회장' 조합이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현 정권 기조에 배치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전형위원회 카드를 들고나와 박 회장 선출을 무산시켰을 수 있다. 경총 회장단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경총에 얼굴도 제대로 비추지 않던 인사들이 전형위원에 들어갔을 때 이 사태를 직감했다"며 전형위원 구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재계 관계자는 "여권에서 손경식 회장을 차기 경총 회장으로 추대하고 자신들과 코드가 맞는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을 부회장 자리에 앉히려고 무리수를 둔 것 같다"며 "그동안 청와대나 정치권이 경총 회장·부회장 선출에 개입한 전례가 없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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