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두 번은 안 진다'..중압감 떨친 여자컬링, 일본 넘고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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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누구인지 생각하지 않는 정신력 훈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최고의 '깜짝 스타'로 떠오른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을 이끄는 김민정 감독이 "10년 전부터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 부분이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아 인기를 실감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경기에 집중하는 것으로 유명한 대표팀은 이번 준결승을 앞두고 더욱 '정신력 훈련'에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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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1위 했으나 일본에 유일한 패배…'리턴 매치' 승리로 결승 진출
(강릉=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상대가 누구인지 생각하지 않는 정신력 훈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최고의 '깜짝 스타'로 떠오른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을 이끄는 김민정 감독이 "10년 전부터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 부분이다.
내로라하는 강팀을 줄줄이 꺾고 돌풍을 일으키며 예선을 1위(8승 1패)로 통과한 가장 큰 원동력이 여기에 있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하지만 우스갯소리로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일본과의 대결은 이런 대표팀에도 쉽지 않은 승부였다.
한국은 예선에서 다른 강호들을 모두 꺾었으나 15일 일본과의 2차전에서는 5-7로 져 유일한 패배를 기록한 바 있다. 앞서다 후반에 역전을 당해 더욱 뼈아팠다.
당시의 패배는 여자 대표팀이 한국 컬링 사상 첫 올림픽 4강을 달성하는 자극제가 됐다.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 대신 '내 샷에만 집중하자'는 본질로 돌아갔다.
이 과정을 통해 마음을 다잡고 당당히 예선을 1위로 통과한 한국 앞엔 다시 일본이 있었다. 23일 준결승에서 다시 일본과 결승 진출을 놓고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치게 된 것이다.
대표팀은 이 경기를 앞두고 자칫 부담감을 키울 수 있는 '설욕'이라는 말 대신 담담하게 '또 다른 한 경기'를 준비했다.
이날 경기는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 한일전이라는 특수성 외에 스킵인 김은정과 후지사와 사츠키를 필두로 최근 부쩍 큰 인기를 얻게 된 두 나라의 대결이라 더욱 주목받았다.
전에 없던 큰 관심이 선수들 입장에선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아 인기를 실감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경기에 집중하는 것으로 유명한 대표팀은 이번 준결승을 앞두고 더욱 '정신력 훈련'에 공을 들였다.
김민정 감독은 '한일전'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고 "내일 일정이 있다"고만 하며 선수들의 부담을 덜었다.
선수들은 훈련 기간 인터뷰도 자제하며 평정심 잡기에 애썼다.
그리고 두 번은 지지 않았다.
한국은 이날 1엔드부터 3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끈질기게 추격하는 일본을 11엔드 승부 끝에 따돌리고 사상 첫 은메달을 확보하는 '새 역사'를 써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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