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방카 35분간 독대.. 무슨 얘기 나눴나?

구영식 입력 2018. 2. 23. 21:57 수정 2018. 2. 2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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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재 만찬 전에 비공개 접견.. "한미 양국 영원히 함께 갈 것"

[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23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만찬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보강 : 23일 오후 10시 15분]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 대표단 단장으로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청와대에서 35분간 독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23일 오후 7시 30분부터 8시 5분까지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이방카 보좌관과 단독으로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이러한 비공개 사전 접견에서 이방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의 비공개 사전 접견이 있었다"라며 "미국측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김의겸 대변인조차 참석하지 않아서 대화 내용은 우리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대한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에게 "미국팀을 응원하고 한국 국민과 함께 우리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공약을 재확인하기 위해 2018년 동계올림픽에 참여하게 돼 매우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방카 보좌관은 문 대통령과의 상춘재 만찬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최대한 압박하기 위한 공동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이 방한한 '진짜 이유'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따라 이방카 보좌관이 비공개 사전 접견에서 최근 남북대화 국면을 바라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견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의 미국 정부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에게 신발을 가리키며 바꿔 신을 것을 권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미국의 관심과 협력, 올림픽 성공의 아주 중요한 요인"

35분간의 독대를 마친 문 대통령은 오후 8시 13분께 청와대 녹지원에 먼저 도착해 이방카 보좌관 등 미국 대표단을 기다렸고, 이들이 녹지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 직접 영접에 나섰다. 원래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상춘재 입구까지 영접할 예정이었지만 문 대통령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후 도보를 통해 상춘재로 이동하면서 대화를 나누었는데 문 대통령이 '어제 오늘 눈이 왔고, 강원도 평창에는 훨씬 더 많은 눈이 내렸다'고 말했다"라며 "귀한 손님이 올 때 상서로운 눈이 내린다는 말이다"라고 전했다.

상춘재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조금 전에 이방카 보좌관과 아주 유익한 대화를 나누었다"라며 "개막식 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온 데 이어 폐막식에 이방카 보좌관과 대표단이 오신 데 정말 깊이 감사한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덕분에 평창올림픽이 아주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있다"라고 말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할 때마다 평창올림픽 경기를 잘 준비하고 있는지, 티켓 판매가 잘 되고 있는지 물어보면서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 달라'고 했다"라며 "미국의 관심과 협력이 지금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간에 활발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것이 우리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대화를 강력히 지지해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 점에도 깊이 감사드리고 싶다"라고 거듭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한국과 미국이 얼마나 가까운 관계인가를 다시 한번 느꼈다"라며 "미국의 선수단에는 스노우보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계 선수가 선전하고 있고, 우리 한국 선수단 속에도 미국 선수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이번에 남북단일팀을 이뤄 지대한 관심을 보은 여자 아이스하키팀에도 미국 출신 선수가 있고, 남자 아이스하키팀에도 미국 출신 국가대표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와 같이 한미 양국은 동맹관계일 뿐만 아니라 국민들 간에도 아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라며 "한미연합사 구호가 '함께 갑시다 We go together'다, 그 구호대로 한미 양국이 영원히 함께 갈 것이다"라고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이방카 "비핵화 최대한 압박하기 위한 공동 의지 확인하는 자리"

이에 이방카 보좌관은 "저희를 환영해주고 역사적인 청와대에 초대해줘서 감사하고 엄청난 영광이다"라며 "한국에 오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여기서 우리는 올림픽 정신을 축하하게 될 것이다"라고 화답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각국 선수들이 한국에 모여서 공정하게 경쟁하고, 올림픽의 전통을 축하한다"라며 "이는 모든 세대, 특히 우리 미래세대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저희는 미국 쪽에서 경기를 열심히 보고 있는데 각 선수들을 보면 각자만의 이야기와 꿈을 가지고 있다"라며 "따라서 이곳 한국 올림픽에 와서 서로 경쟁하고 있다는 것은 2018년 평창올림픽을 통해 많은 이들의 꿈이 실현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방카 보좌관은 "이 자리를 통해서 양국간의 우정과 협력 그리고 파트너십을 재확인 함은 물론이거니와 한반도의 비핵화를 최대한 압박하기 위한 공동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우리가 이렇게 양국간의 협력과 가치관을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오늘은 앞으로 있을 며칠간의 아주 좋은 일정의 시작이기 때문에 아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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