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교육현장> 교육계로 번지는 '미투 운동'.. 파장은?

송성환 기자 입력 2018. 2. 2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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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한 주간 교육현장] 

검찰에서 시작된 미투운동이 사회 각계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연출가에 이어 유명배우, 이제는 대학가까지 성폭력 고발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는데요. 교육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투운동, 취재기자와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송성환 기자 안녕하세요.

[스튜디오]

유나영 아나운서

각계의 성추행 고발 사태가 이제는 교육계까지 불이 번진 양상입니다. 먼저 이번 주 고은 시인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빼는 걸 교육부가 검토하고 있단 보도 때문에 논란이 일었죠.

송성환 기자

예, EBS를 비롯해서 일부 언론들이 교육부가 고은의 시와 수필이 실린 교과서의 현황파악에 나섰다고 보도했는데요.

교육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사회적 논란이 있는 경우 교육부는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을 뿐 재검토에 들어간 건 아니라는 건데요.

교육부 차원에서 수정논의를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

교육부가 이렇게 설명하는 이유는 현재 중학교와 고등학교 국어과 교과서는 모두 검정 체제로 발행되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저작권을 갖는 국정교과서와 달리 검정교과서는 출판사와 저자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따라서 수정을 요청하는 것도 출판사와 저자가 먼저 해야 하는 건데요.

교과서 수정과 관련된 소송이나 국정 역사교과서 논란 등 교과서와 관련해 지난 정부에서 여러 차례 홍역을 치른 교육부는 출판사에 수정권이 있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그럼 실제로 고은 시인의 작품은 교과서에 얼마나 실려 있습니까.

송성환 기자

예, 총 11종의 교과서에 실린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중학교 교과서에선 1종에 시 '그 꽃'이 실려 있고요.

고등학교 교과서엔 9종 교과서에 고은 시인의 시와 수필이 실려 있습니다.

시 '순간의 꽃'이 교과서 3종에, 시 '머슴 대길이'가 2종, 2011학년도 수능에도 출제됐던 시 '선제리 아낙네들' 등의 작품도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나머지 교과서 한 곳은 다른 작가의 작품에 고은 시인이 언급된 정도였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고은의 작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그럼 출판사로부터 수정요청이 들어온 교과서는 있습니까.

송성환 기자

오늘 교육부에 확인한 결과 아직까진 접수된 수정 요청은 없었습니다.

아마 집필진이나 출판사 쪽에서도 논의중인 것으로 보이고요.

향후 어떻게 사태가 진행될지는 추가 취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그런데 연극계에서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와 오태석 씨의 작품은 실제로 교과서에서 빠질 전망이라고요.

송성환 기자

예,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전문교과 '연극' 분야의 교과서로 '연극의 이해', '연기', '연극 감상과 비평' 이렇게 세 종류의 교과서가 나오는데요.

이 교과서의 집필진들이 이윤택, 오태석 연출가의 작품을 삭제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이들은 어제 입장문을 통해서 집필자들의 보람과 희망을 단번에 날려버리는 참담한 사실이라면서 비록 일부라 하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연극 예술 전체의 가치를 크게 훼손시킬 위험이 크다고 작품 삭제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 수정 절차 이외에도 일선 현장 교사들에게 작품 배제와 관련한 참고자료를 전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고은 시인의 작품을 다룬 교과서의 집필진들도 앞으로 논의에 참고할 만한 대목이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미투 운동이 대학가까지 확산되고 있죠.

송성환 기자

먼저 배우 조민기 씨인데요.

지난 화요일 새벽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명의 누리꾼이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였던 연예인이 수년간 여학생 성추행 혐의로 교수직에서 물러났단 글을 올린 건데요.

이후 보도로 이 연예인이 배우 조민기 씨이고, 실제 성추행 의혹으로 면직됐다는 대학의 공식 발표까지 나왔습니다.

조 씨는 격려 차원의 가벼운 신체접촉이었단 입장이지만 계속해서 실명과 익명으로 피해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경찰도 어제 이 사안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한 성폭력 행위에 대한 폭로도 나오기 시작했죠.

송성환 기자

예. 그제와 어제 서울예대 SNS 익명게시판, 이른바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인데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 등에서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을 강요하고, 심지어는 성폭행 상황을 연출하고 이를 목격하고 당황한 후배들의 모습을 불법촬영했다는 폭로까지 나온 겁니다.

공교롭게도 앞서 말씀드렸던 오태석 연출가가 이 학교의 초빙교수로 있는데요.

대학 측은 일단 이번 학기 수업을 전부 배제하고, 신분 조치도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사태가 이 정도까지 확산된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대책이 필요해보이는데요.

송성환 기자

교육부는 우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매뉴얼을 만들어서 가혹행위나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학에 당부했는데요.

되도록 하루에 끝내고, 대학이 주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문체부는 분야별 성폭력 신고센터를 만들고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여성가족부도 다음 주 중으로 관련 대책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 폭로가 사회 각계에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2차 피해 방지나 법률 지원 같은 정부 차원의 대책이 좀 더, 그리고 신속하게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예 송성환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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