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회장 무산' 박상희 "회장 선임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 작용"

조재현 기자 2018. 2. 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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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장으로 추대됐다가 대기업 회원사들의 반대를 받은 박상희 현 대구 경총 회장이 23일 경총 회장 선임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차기 경총 회장 선임 과정에 여권의 핵심 국회의원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박 회장도 이같은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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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이 회장 선임 무산 주도"
중소기업중앙회장을 지낸 박상희 대구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2일 제49회 경총 정기총회에 자리한 모습. 2018.2.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차기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장으로 추대됐다가 대기업 회원사들의 반대를 받은 박상희 현 대구 경총 회장이 23일 경총 회장 선임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차기 경총 회장 선임 과정에 여권의 핵심 국회의원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박 회장도 이같은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다.

박 회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한 대기업 관계자가 여권 관계자로부터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한 뜻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경로를 통해 들었던 의혹이 언론 보도를 보고 난 후 더욱 명확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 매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모 의원이 주요 그룹 관계자들을 만나 임기가 만료된 박병원 전 경총 회장(현 명예회장) 후임으로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선임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또 해당 의원은 경총 실무를 책임지는 상임부회장에 김영배 전 상임부회장을 물러나게 하고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이 같은 뜻을 전달한 여권 관계자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기업 관계자로는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지목했다.

윤 부회장이 경총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회 구성을 주도하는 등 회장 선임을 무산시킨 장본인이라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본인이 차기 회장직에 내정됐던) 19일 전국 경총 회장단 회의 때 윤 부회장이 '어디에서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추천했다"며 "당시 '어디에서 그런 메시지를 전달 받았냐'고 물었으나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손 회장은 적절하지 않다는 현장 의견이 있었고, 회의에 참석한 3명으로부터 박 회장이 '한번 해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수락했었던 상황"이라며 "경총 회장직이 누군가로부터 지시를 받고 임명하는 자리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22일 열린 경총 정기총회 도중에도 회장 선임에 외부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기도 했다.

19일 회의 현장에서 자신의 추대 과정을 다 지켜봤던 윤 부회장이 대기업-중소기업의 참석률 등을 따지지도 않고 대기업 위주로 전형위원회를 구성, 회장 선임을 막았다는 것이다.

전형위원회는 윤 부회장을 비롯해 박복규 경총 감사(위원장·전국택시연합회 회장), 김영태 SK그룹 부회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용이 경기 경총 회장으로 구성됐다.

그는 "보이지 않는 손의 개입은 결국 상임부회장 지명과 큰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경총 회장으로 선임될 경우 김 전 상임부회장을 재임명해 경총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장 선임 무산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노동·고용정책을 비판해온 김 전 상임부회장을 물러나게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기 회장 선임 무산에 따라 물러난 김 전 상임부회장은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정부 정책에 쓴 소리를 도맡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전 상임부회장의 발언에 대해 '공개 질책'을 하기도 했다.

김 전 상임부회장이 정부의 비정규직·최저임금 등 노동 현안에 각을 세우면서 경총은 현 정부와 불편한 관계에 놓이기도 했다. 고용정책 등의 논의 과정에서 이른바 '경총 패싱'(건너뛰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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